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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꽁꽁'… 안팔리는 아이스크림 시장

입력 : 2016-08-22 20:06:18 수정 : 2016-08-23 08: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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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커피·빙수 대체상품 봇물

성수기 맞은 빙과업계 '직격탄'
기업에서 영양사로 근무하는 이선영(35)씨는 5살, 6살짜리 두 딸에게 한 번도 아이스크림을 사준 적이 없다. 색소와 당분이 과다하게 함유된 아이스크림이 아이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씨는 “여름철에는 아이들 간식으로 생과일을 시원하게 갈아 음료로 주거나 우유 등을 얼려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대학 3학년인 김보라(22)씨는 고교 졸업 이후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적이 없다. 충치 유발과 비만 위험 걱정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왠지 살로 갈 것 같다”며 “덥고 갈증이 나면 과일 음료나 냉커피, 생수 등을 주로 마신다”고 말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정작 여름철 대표 빙과류인 아이스크림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아이스커피와 빙수 등 아이스크림 대체상품이 봇물을 이루면서 아이스크림의 인기를 꺾어 놓은 것이다.

22일 식품산업통계정보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371억원에서 2014년 1조7698억원, 2015년 1조4996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기별(1∼6월) 아이스크림 판매량도 2014년 10억2600만개, 2015년 10억1500만개, 2016년 9억7800만개로 하락 폭이 커가고 있다.

아이스크림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커피전문점과 빙수전문점 등 디저트 전문 카페가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9년(약 7000억원)에 비해 약 5배 증가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올해 국내 커피전문점 점포수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을 합해 5만여개에 달한다”며 “1000원대 커피와 음료 등을 판매하는 ‘빽다방’과 ‘쥬씨’, ‘주스식스’ 등의 점포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커피·디저트 전문점들이 크게 늘면서 관련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빙그레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300억원과 1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 37.8 감소했다. 해태제과와 롯데제과의 빙과류 매출과 영업이익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빙그레 관계자는 “2014년까지만 해도 성수기에는 경기 남양주시 아이스크림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했는데, 올해는 가동률이 70∼80에 이른다”고 전했다. 앞으로 빙과류 판매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도입된 ‘오픈 프라이스제’(최종 판매업자가 제품 가격을 결정해 판매하는 방식)로 상시 할인이 보편화된 빙과시장이 지난 1일부터 정상화됐다. 이로 인해 기존에는 최종 판매업자가 제품 가격을 결정해 판매하는 방식이었으나 앞으로는 빙과업체가 정한 권장소비자가가 아이스크림 최종 가격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상가 판매로 돌아서면서 소비자들이 제값을 주고 구입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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