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평생을 헌신한 아내의 얼굴… 내면의 아름다움 그려 조각

입력 : 2016-08-09 19:46:46 수정 : 2016-08-09 19:46:4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김종영미술관 ‘조각가의 아내’전 “모델도 많이 했는데 전신이 막 뒤틀려요. 가만히 있으라고 하거든요. ‘조금만’, ‘조금만’, ‘오옳지’ 그러데요. 애기 다루듯이. 이 그림도 지금으로부터 사십사년 됐습니다. 우리 큰아이 아들아이가 마흔너인데 그 아이 가졌을 적에 그때 전신이 아퍼죽겄는데 모델 서라고 ‘내 예쁘구러 그릴께’ 그래 놓고 그리셨지요. 여러 장 있어요. 그래 늙어서도 ‘정년퇴직하고 나면 모델 해줄래?’ 해서 한다고 했는데 어쨰어쨰 정년퇴직하고 획 떠나셨어요.”

아내를 모델로 앉혀 놓고 아이 어르듯이 달래면서 드로잉하는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김종영 작가의 생전의 모습을 두고 아내 이효영(94)씨가 한 말이다. 오는 11월 16일까지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는 ‘조각가의 아내’전에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제작한 조각과 드로잉 작품을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내조자’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생각케 해주는 전시다. 일생을 예술의 창작에만 헌신한 아내의 존재와 ‘내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부인상
그래도 아내는 “우리네 부부라는 기 그런 거예요. 은연중에 마 그릏게 살아나왔어요. 난 사랑 받을라고는 생각 안 허고, 내 사랑 다 내줬어요. 내 있는 대로, 내 나름대로. 그래 살았어요.”라고 술회했다. 영락없는 우리네 어머니 모습이다.

김종영미술관 박춘호 학예실장은 “표현은 간략하지만 내용이 풍부한 작품을 추구해 보편적이고 영원한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한 김종영의 예술관과 그가 아내를 대하는 태도가 닮아 있다”며 “화려함은 없지만 어느 세대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성이 배어 있는 작품들을 통해 한 예술가의 아내에 대한 찬사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02)3217-6484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