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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죽기 싫다"…에어프랑스 게이 승무원 이란 취항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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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14 11:01:16 수정 : 2016-04-14 13: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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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의 남자 승무원들이 이란 취항을 결정한 사측에 이를 철회해달라고 청원운동을 벌이는 사실이 알려졌다. 네티즌들의 서명을 간청한 남자 승무원들은 모두 동성애자며, 태형이나 사형으로 동성애를 다스리는 이란에 간다면 자기들이 끔찍한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 닷 오알지’에 에어프랑스 소속 스튜어드들이 최근 청원운동을 제기했다.

게시자는 “에어프랑스는 이란 테헤란으로의 취항을 결정했다”며 “사측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 객실승무원들에게 미리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여성들이 외출하려면 터번을 둘러야 할 만큼 이란은 성(性)에 엄격하다. 동성애는 태형이나 사형에 처할 정도다. 지난해 이란의 ‘브래드 피트’로 불리는 배우 바흐람 라단이 미국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찬양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했다가 혐오글과 여론 폭격에 사과한 사례도 있다.

이란 취항 결정 소식과 함께 현지 매체가 스튜어디스들의 복장을 언급하면서 에어프랑스는 원하지 않는 경우 여자 승무원들이 근무투입을 거절할 수 있게끔 정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자는 예외였다. 에어프랑스가 같은 정책을 스튜어드에게도 적용한다는 소식은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

게시자는 “동성애자 남자 승무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며 “이란에서 동성애는 엄격히 처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동성애를 일삼은 미성년자에게는 최대 74회까지 채찍질을 한다”며 “성인은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의 성적 취향이 여권이나 신분증에 쓰이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게시자는 이란 노선 투입이 동성애자 남자 승무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튜어디스에게는 근무를 거부할 권리를 주면서 스튜어드에게 같은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건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스튜어드들은 이란으로의 비행이 죽음으로 날아가는 것과도 같다고 입을 모았다.

게시자는 “에어프랑스는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도 윤리적인 모습을 보여달라”며 “그들(동성애 스튜어드)이 누구냐는 이유로 죽을 수 있는 나라로의 근무 투입을 거부하게 해준다면 정말 고마울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한편 2만5000명을 목표로 개설된 서명운동에는 14일 오전 10시까지 2만명에 달하는 네티즌이 참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텔레그래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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