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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낭만 없는 우울한 대학가… '새내기의 3월'은 옛말

불황에 쪼들리고 취업준비 매달려… 캠퍼스 ‘춘래불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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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18 19:18:41      수정 : 2016-03-21 09:46:47
“캠퍼스 낭만은 꿈도 못 꿔요.”

청년실업과 경기 불황이 심화하면서 대학가가 활기를 잃고 있다. 입학과 동시에 취업 불안이 엄습하면서 새내기들은 ‘캠퍼스의 낭만’을 뒤로한 채 너나 할 것 없이 고시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새학기 때면 환영회다 뭐다 해서 북적이던 대학가 주변 주점들은 ‘3월 특수’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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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은 곧 ‘조기 취준생’

올해 대학에 들어간 박모(19)군은 매일 아침 서울 종로구의 한 영어학원으로 향한다. 그는 이달부터 영어학원에서 토익(TOEIC) 수업을 받고 있다. 갓 대학에 입학했지만 벌써부터 취업 걱정이 앞선 탓이다. 그는 “취업 걱정에 몰입하다 보니 대입을 언제 걱정했나 싶다”며 “주위에서 요즘은 1학년 때부터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고 해 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박군처럼 ‘조기 취준생’이 늘면서 학원가에는 ‘2016학번 맞춤형 토익강좌’도 등장했다. 지난달 등장한 이 강좌는 신입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다. 강좌를 기획한 강남 유명 어학원인 영단기어학원 관계자는 “취업에서 토익이 필수 항목이 되면서 신입생들이 수강하는 사례가 많다”며 “올해 처음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아 내년부터 강좌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만 15∼29세 청년 실업자는 5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6000명 늘면서 청년실업률은 12.5%를 기록했다. 이들은 취업 준비에 집중하면서 학교생활은 자연스레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동아리에 가입하는 새내기들이 크게 줄면서 문을 닫는 동아리가 늘고 있다. 서울대동아리연합회 임수빈 회장은 “10년 넘은 전통을 가진 동아리들도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 학교에서 사라지는 동아리가 한 학기에 1개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해마다 3월이면 신입생 환영회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대학가 주점도 한산하다. 성균관대 입구에서 7년째 주점을 운영하는 최모(63)씨는 “예전 같으면 3월에는 모임이 많아서 예약받고 장사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저녁에 거리에 돌아다니는 학생들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방 구하기 전쟁… ‘2인1실 고시원’ 등장

새내기들은 주거 문제로도 시름하고 있다. 값비싼 등록금에 스펙을 위해 다니는 사교육비까지 부담하다보니 오를 대로 오른 주거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충남 홍성에서 올라온 새내기 김모(19)군은 지난달부터 서울 용산구의 한 고시원에서 친구와 지내고 있다.

이 고시원은 2인 1실로 보통 고시원보다 1.5배가량 넓은 크기에 2층 침대가 놓여 있다. 그래 봐야 6.6㎡(2평)도 채 안 되다 보니 ‘쪽방’이나 다름없다.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등 생활에 불편한 점이 많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해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했다. 2인1실의 경우 월세가 50만원 선으로 2명이 절반씩 부담하면 1인실(32만원)보다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김군은 “비싼 보증금 탓에 원룸은 꿈도 꿀 수 없어 고시원을 알아봤는데 대부분 월세가 30만∼40만원이어서 결국 친구와 함께 이곳으로 들어왔다”며 “둘이 있으면 숨이 막힐 정도로 너무 비좁아 잠만 자는 용도로 쓴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해 1월 전국 대학생 21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생 원룸 실태조사’에 따르면 김군처럼 ‘타지 생활’을 하는 대학생은 40.5%로 절반에 육박하지만 기숙사 수용률은 16.3%에 불과했다. 특히 수도권은 대학이 밀집하고 주거비용이 월등히 높은데도 기숙사 수용률은 10.7%로 더 떨어져 학생들의 주거난이 가중되고 있다.

고려대 김원섭 교수(사회학)는 정부와 대학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취업난이나 주거문제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대학이 제공하는 지식만으로 학생들의 현실적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며 “대학이 정부 정책에만 기대기보다 학생들의 현실문제 해결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구성 기자 ku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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