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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채용해 주십시오" 3년 전에도… 지금도…

입력 : 2016-01-13 18:23:05 수정 : 2016-01-14 0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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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전쟁… 취업해도 대부분 계약직… 실업률 9.2% ‘역대 최고’ “청년 실업률이 9.2%밖에 안 된다고요? 30∼40%는 될 거 같은데요. 대학 졸업 후 일자리 못 구해 알바(아르바이트)하는 친구가 태반이고, 6개월짜리 인턴으로 들어간 걸 축하해 줘야 하는 상황인 걸 모르고 하는 소리네요.”

3년 전 화제가 되었던 구직 광고(좌측)
통계청에서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이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이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 한파’는 통계수치보다 훨씬 매섭다. 취업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알바’를 하며 당장 필요한 돈을 충당하고 있어도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청년들은 ‘실업 상태’로 간주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담보로 하는 청년 고용 대책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청년 실업뿐만 아니라 ‘고용 한파’는 전 연령대에 거쳐 고착화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고용률 70%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박근혜정부 들어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2011년 7.6%였던 청년 실업률은 2012년 7.5%로 소폭 감소하다가 2013년 8.0%, 2014년 9.0%, 2015년 9.2%까지 치솟았다. 2011년 32만명이던 청년 실업자 수도 작년에는 39만7000명으로 늘었다.

청년 실업률 증가는 구직자 수가 늘어난 것에 비해 일자리가 적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대학에 남거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며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아 있던 청년들이 취업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취업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해도 일자리의 질이 문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규직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청년층이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비중은 2008년 11.5%에서 2009년 12.7%, 2010년 16.8%로 점차 높아지다가 2011년(20.8%) 이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신규 채용된 청년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6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올해도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올해는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정년이 연장되는 첫해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도 줄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 실업의 특수한 원인 중 하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며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하위 일자리이고 비정규직에서 시작하면 더 좋은 일자리로 상승할 수 있는 사다리가 없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핵심정책인 ‘고용률 70% 달성’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15∼64세) 전체 고용률은 65.7%로, 전년에 비해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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