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日 '가난한 죄', 풍속업소에서 일하는 여대생

입력 : 2015-10-24 12:23:11 수정 : 2015-10-25 15:49: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은 풍속업소에서 일하는 여대생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오사카시 유흥가에 있는 풍속업소 대기실. 20세 전후 여성들이 공부를 하거나 수다를 떨며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대에 다니는 여성 A(20)도 그중 한 명이다.

그녀는 “졸업하면 대기업에 취직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기대로 전문대에 진학했지만, 몸과 마음은 막다른 길에 서 있었다”고 푸념했다.

▲ “이런 곳에서 일하기 싫었지만, 돈이 필요했다. 가난한데 진학한 벌이라고 생각했다”

A는 어린 시절 회사를 경영하는 부모와 부유하게 살았다. 하지만 초등학생 때 부모님이 이혼한 후 어머니와 살며 정부의 생활보호를 받고 있다.

어머니는 하루가 멀다 하고 남자들을 집으로 끌어들였다. 부모에게 의존할 수 없었고, 고교 학비는 식품회사에서 박스포장 등의 아르바이트로 충당했다. 학비 걱정이 됐지만 눈을 질끈 감고 대학에 진학했다.

단기대학의 학비는 연간 약 120만엔(약 1125만원). 입학 전 필요한 비용은 친척과 지인에게 빌렸다. 학비 대부분은 학교에서 주는 생활보호대상자 장학금을 받았고 교통비, 교재비, 생활비와 빚 상환을 위해 이자카야(한국 호프집과 비슷함)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오후 6시에 수업을 마치고 보통 자정까지 일했다. 시급 1천엔(약 9300원)으로 월 7만~10 만엔(약 93만 7500원)을 벌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노래방에 가자고 이끌어도 "내일 아침부터 일이 있다"고 거절했다.

수업 틈틈이 공부하고 취업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참고서나 응시료가 많이 들었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 생활비를 절약했다.

진학 후 몇 달. 답답한 생활에 한계를 느끼게 됐다. 술 마시러 오는 또래를 보고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시급보다 높은 일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지던 중 유흥업소 구인을 보게 됐다.
‘쉬운 일. 싫은 건 하지 않아도 OK', '학생도 다수 있음’ 생각지도 못한 대안이 갑자기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봤다. 며칠 고민한 후 1일 체험으로 일했다. 힘들고 바쁜 이자카야와 시급을 비교해 보니 단 1분 만에 1시간 아르바이트비를 벌 수 있는 것에 놀랐다.

취업을 위해 시간과 돈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자카야를 그만두고 풍속업소에 스스로 찾아갔다. 친구들은 인턴을 하고 있었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함께한 공부한 친구가 취업에 성공했다. 그 친구는 나보다 부유했다. 비참했다.

조바심이 났지만 “글쎄"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런 날은 점점 늘어갔다. 돈 많은 단골손님 취직을 물어본다. 나는 "잘되고 있지 않다.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가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 후 그만둘 것을 생각하면 조금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만 취직은 아직이다“

유흥업소 여성들을 지원하는 단체 'Grow As People‘ 대표 가쿠마 준이치로는 "질병이나 육아, 취업 준비 등 시간이 부족한 여성들이 돈을 벌려고 하면 선택은 제한된다"며 이에 “풍속업소를 찾는 여성이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의 행정지원은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특히 최근 몇 년간 불황이 이어져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풍속업 이외 현실적인 해결책을 사회가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츄쿄대학 교육 사회학과 오우히로 카즈교수는 "학생들이 배움에 온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것은 교육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절반인 17개국이 대학 등록금 무상화를 하고 있지만, 일본은 등록금을 내는 국가 중에서도 등록금이 비싼 편에 속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가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고등교육예산은 선진국 최저 수준”이라며 “부모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외국 수준으로 학비를 낮추거나 없애고, 국가장학금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아사히신문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