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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두려운 아빠들이여! 당황하지 마라

입력 : 2015-07-01 10:51:10 수정 : 2015-07-02 13: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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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는 회사원 김씨(남·37세). 오랜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1박2일간의 휴가를 주고 아들을 혼자 돌보기로 했지만 아내가 집을 비운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아들은 엄마를 찾으며 울기 시작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간식도 주고, 만화영화도 틀어줬지만 울음을 그치지 않자 결국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SOS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의 아내는 휴가를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아빠와 육아를 소재로 다룬 예능프로의 아빠들은 아이가 울면 우는 이유를 바로 파악해 밥을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 가사와 육아를 슈퍼맨 같이 척척 해결한다. 허나 현실 속 아빠들은 아이들 행동 하나하나에 쩔쩔매고 어찌할 바를 모르기도 한다. 오늘 날 대한민국의 가정은 전업주부인 아빠도 있고, 맞벌이 부부도 많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은 여전히 아이 보는 것에 익숙지 않다. 특히 엄마가 없으면 당황하는 아빠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빠들은 육아에 '익숙한' 엄마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보조자의 역할만 해야 하는 걸까.

한 예능프로에서 소개된 "엄마는 나를 예뻐해서 좋고, 냉장고는 먹을 게 많아 좋고, 강아지는 나랑 놀아주어 좋은데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초등생의 자작시가 '냉장고 보다 못한' 아빠들의 마음을 후벼 팠다. 엄마에 비해 아빠가 아이와의 애착형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

애착이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강함 감정적인 유대관계를 말한다. 엄마와 아이의 애착은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10달의 유대관계를 갖는 것부터 시작 된다. 반면 아빠는 퇴근 후 아이와 마주할 시간이 짧아 엄마에 비해 아이와의 애착 정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편이다.

애착육아는 부모와 아이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정신적 유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양육방식이다. 두 돌이 되는 영아기까지 아이가 부모와 어떻게 애착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사회성은 물론 지능 및 행동 발달 모든 부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문선종 사회복지사는 애착육아 노하우로 ▲잠자리 습관을 위해 아이가 자다가 깨어 울면 5분 정도 기다린다 ▲수유시간과 먹이는 양을 정해놓는다를 들었다. 정해진 시간외에 왜 먹으면 안 되는지 다정하게 설명해 아이를 이해시키면 아이의 칭얼거림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빠들이여, 아이와 온몸으로 놀자

엄마와 아빠는 각자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엄마의 양육이 내적 성숙과 정서적 교감 역할을 맡는다면, 아빠의 양육은 외적 성장을 맡으며 사회성을 길러준다. 문 사회복지사는 "육아에서 아빠만의 고유한 영역이 있는데 바로 엄마는 하기 힘든 거친 몸놀이"라며 "이를 통해 아이의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고 전했다.

신체를 이용한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빠 육아의 장점이다.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소속 이준숙 강사는 "아빠의 몸 자체가 장난감이 돼 온몸으로 함께 놀아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빠의 몸 놀이의 효과는 호주 뉴캐슬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서도 밝혀졌다. 아빠가 다소 무모하고 과격하게 아이를 놀아주는 것은 아이에게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알려주기에 좋은 교육법이라는 것이다. 또 아빠와의 놀이에서 이긴 아이는 성취감을 맛보며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실제로 아빠의 육아 참여가 사회성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발달심리학자 칼데라는 아빠가 양육에 많이 참여할수록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했으며,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벤지스 교수는 아빠의 적극적 육아 참여가 아이의 전반적인 신체발달을 도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킨십이 부족한 아이는 ▲애정결핍 ▲사회성 결여 ▲분리불안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아이에게는 좌절의 경험도 필요하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다. 부모의 지나친 보호 안에서 자란 아이일수록 이후 작은 좌절에도 주저앉아 버릴 수 있다. 어떤 아이는 누군가가 일으켜 주기만을 바라고 혹은 일어날 엄두도 못 낸다. 아빠가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는 또 하나는 '좌절의 경험'이다.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우는 아이는 불안해하고 엄마가 옆에 없음에 좌절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때 아빠가 강압적이지 않게 솔직히 이야기 하고 참고 기다려줄 것을 부드럽게 설명하면 아이의 좌절 극복에 도움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엄마와 함께 하고 싶은 욕구보다 엄마가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게 돼 엄마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덜게 된다.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자 월터 미셸은 자신의 저서 '마시멜로 실험'을 통해 아이 스스로 좌절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실험의 내용은 마시멜로 하나가 놓인 방안에 아이를 앉히고 지금 당장 마시멜로를 먹을 수도 있지만 어른이 방을 나가서 다시 들어오는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1개를 더 준다고 설명한다. 이때 아이는 마시멜로를 먹기 위해 기다리다 좌절을 하기도 하고 마침내 극복하는 방법을 찾은 아이들은 1개를 더 얻는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만족을 위해 참는 능력이 생긴다.

아이에게 좌절을 안기는 상황에서 혹여나 아이가 주눅 들지 않을까 고민하게 될 수도 있지만 차분하고 일관성 있는 말투와 행동으로 아이를 이해시킨다면 아이는 좌절을 조금씩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이후 닥칠 좌절의 상황에서 아이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조금씩 터득하게 된다. 

사진=MBC '아빠어디가' 방송 캡처
◆ 아빠가 되기는 쉽지만 아빠답기는 어렵다

영국속담에 '아빠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아빠답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육아는 현실이며 처음부터 높은 이상을 갖고 TV속 연예인들처럼 '슈퍼맨'이 되기는 쉽지 않다.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경직된 표정을 풀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관심을 보이는 등 차근차근 다가가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준숙 강사는 "칭찬을 자주하면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선호도가 높아지니 아이와 칭찬리스트를 적어 돌아가며 칭찬해 보는 것도 좋다"며, "칭찬이 어색하면 하이파이브, 악수, 문자로도 해도 좋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격려해보자"고 제안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란 말이 있다. 아이가 예쁘고 고운 말을 사용하길 바란다면 가정에서 아내 혹은 아이와 예쁘고 고운 말을 사용하고, 평소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면 자녀 역시 책읽기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행복한 육아뿐만 아닌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모의 행동 하나하나가 자녀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라이프팀 장유진 기자 jangyj04@segye.com  

<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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