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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좋고 초기 반응력 뛰어나 안정적인 코너링 '눈에 띄네'
1980년대 초까지 북미에서 일본 자동차의 이미지는 ‘싸고 좋은 차’였다. 이에 일본 업계는 고급형 모델로 대당 수익을 극대화할 필요가 생겼다.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려 차 값을 더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어서다.

30년 전 혼다가 일본차 중 처음으로 고급 브랜드 ‘아큐라’를 북미에 선보인 배경이다. 당시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 등도 북미 공략을 시작했다.

혼다가 올해 초 국내에 출시한 5세대 ‘뉴 레전드(사진)’는 북미에서는 ‘아큐라 RLX’로 판매된다. 1986년 아큐라의 첫 모델로 등장한 레전드는 지난해까지 북미에서 16만5000대가 팔렸다. 올해로 서른 살이 됐다.

국내에는 2006년 6월 4세대 모델로 처음 들어왔다. 혼다의 플래그십(최고급) 모델인 레전드는 국내 출시 초기에 소비자를 사로잡지 못했다.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가 아닌 대중적인 혼다로 들어왔고, 북미보다 20년이나 늦게 출시됐기 때문이다. 여기다 훌륭한 성능과 달리 차량 디자인이 ‘진부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2008년 엔진 배기량을 올려 성능을 강화하면서도 디자인을 강렬하고 역동적으로 바꾼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 상륙했고, 지금의 5세대로 이어졌다.

3일간 시승한 레전드는 강인하고 믿음직스러웠다. 힘을 주체하지 못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초기 반응력이 좋았고,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운전에도 가속감이 여전했다. 레전드는 3.5L V6 직분사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314마력의 출력을 낸다.

어떤 상황에서도 코너링이 안정적이었고, 고속 주행 시에도 보조석이나 뒷좌석 탑승자와 대화가 자유로울 정도로 조용했다. 직선 주행이나 코너링, 차선변경, 제동 등 방향이나 속도 제어가 필요할 때 각 상황에 맞게 후륜 이동 각을 조절하는 4륜 정밀 조향기술(P-AWS)을 세계 최초로 탑재했기 때문이다.

패들 시프트와 스포츠 모드를 적용했고, 차선 유지 보조와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등 안전사양도 많다. 뒷좌석이나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다.

그럼에도 브랜드 최고급 차량인 레전드의 판매가 부진한 것은 몇 해 전부터 국내에 불어닥친 고연비 열풍과 경쟁 차종들이 즐비한 가격대 때문인 듯하다. 레전드의 복합연비는 9.7㎞/L이고 실제 3일간 시승한 연비는 8.9㎞/L였다. 가격은 6480만원.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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