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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편지로 여러분 뇌를 깨워보세요”

입력 : 2015-05-08 20:12:31 수정 : 2015-05-08 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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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손글쓰기문화확산위원장
“마음 순화되고 두뇌 활동에 좋아
디지털 시대 편리함에 저항을”
“비틀비틀 쓰는 손글씨는 마음을 전하는 그림이며 자회상이지요. 기계가 인간을 움직이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같은 손글씨로 부모님 전상서나 연애편지를 써 보세요. 감동이 그만일 겁니다.”

서울 교보문고 본사가 주관하는 ‘손글쓰기문화확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신달자(72·사진) 시인은 8일 기자와 만나 손글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시인은 “어릴적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어 부모님전상서를 썼는데 글씨 못 쓴다고 호되게 야단을 맞곤 했다. 하지만 손글씨 덕분인지 그렇게 훈련받은 내가 시인이 됐다”고 소개했다.

신 시인은 “컴퓨터 메일로 편지를 보내거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것은 결국 기계가 내 마음을 대신하는 것인데, 인간관계가 메마르고 사랑이 없고 윤기가 없어지며 이익을 좇는 사회가 되는 것”이라면서 “우리 마음을 조금이나마 순화하기 위해서라도 손글씨를 써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손으로 글씨를 쓰다보면 뇌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고, 더 많은 단어를 빠른 속도로 기억해내고 표현할 줄 알며, 배운 내용을 재구성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특히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손글씨를 장려하면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신 시인은 “어릴적 내 아버지는 손글씨로 그렇게 시를 써서 나에게 보내주시고 훈련시켰는데 나의 아버지는 정말 ‘등단하지 않은 시인’이셨다”면서 “어버이날을 맞아 손글씨를 가르쳐 주신 아버지가 더욱 보고 싶다”고 했다.

시인은 이어 “니컬러스 카의 저서 ‘유리감옥’에서 저자는 기계와 자동화와 온갖 편리한 것들에 저항하라고 했다”면서 “편리함으로 게을러진 뇌는 불편함으로 깨워야 한다. 손글씨 운동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발족한 손글쓰기문화확산위원회는 신 시인을 비롯해 성석제 소설가 등 문인들이 주축을 이룬다. 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손글쓰기대회와 청소년 손글쓰기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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