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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자유·평화 외친 독립운동정신 세계로 전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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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24 20:00:11 수정 : 2015-04-24 23: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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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새 각오 다지는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광복 70주년과 을사늑약 11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고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열어 나가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더욱 굳은 각오로 다양한 기념사업과 독립운동 선양사업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윤주경(56) 독립기념관장은 24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변화된 시대상황에 맞게 선열들의 뜻을 계승하기 위한 변화와 새로운 도전을 강조했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독립기념관장은 24일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자유와 평화’라는 한국 독립운동정신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립기념관 제공
윤 관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1932년 상하이 훙커우공원(현 루쉰 공원) 의거를 결행한 매헌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이다. 윤 관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독립기념관장이다. 윤 관장은 단아하면서도 강단있는 모습이 할아버지 윤 의사를 많이 닮은 인상이었다. 그는 오는 29일 윤 의사 의거 83주년을 기념해 상하이 현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어린 시절 ‘윤봉길 의사의 손녀’로 살기보다는 ‘자연인(自然人) 윤주경’으로 살고 싶었다고 한다. 주위에서 수군거려도 내 입으로 ‘우리 할아버지는 윤봉길 의사다’라고 말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사실 독립운동가 집안이라며 자부심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려면 제 삶이 누구보다 모범적이어야 하는데 솔직히 그게 쉽지 않았어요. 떨쳐버리고 싶은 부담 같은 것이었습니다.”

윤 의사의 손녀로 산다는 것은 스스로의 삶을 살피고 모범이 돼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윤 관장은 “그래서 늘 조심스러웠고 선뜻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는 속이지 못하는 법. 2014년 9월 제10대 독립기념관장으로 취임한 그의 행보는 진취적이다. 우선, 독립기념관의 주제의식을 ‘기억과 공감’에서 더 나아가 ‘공감과 평화’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윤 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 독립기념관은 일제의 침략과 만행을 기억하면서 다시는 민족수난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는 각오를 온 국민이 공감하도록 힘써 왔다. 한편으로는 온갖 고난 속에서도 조국광복과 민족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 선열들의 독립운동 역사를 기억하면서 백절불굴의 독립정신이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는 앞으로는 이러한 ‘기억과 공감’이라는 주제의식을 ‘공감과 평화’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이 ‘자유와 평화’라는 한국독립운동의 정신을 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삼아 반침략 평화주의를 국제사회가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독립기념관이 지향하는 새로운 목표라는 것이다.

“독립운동의 가치를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까지도 널리 알려야 합니다.”

그는 세계 평화기념관과 교류 협력을 확대해 한국독립운동의 정신을 국제사회에 전파하는 데 비전을 두겠다고 했다. 윤 관장은 그 이유로 독립운동은 우리 민족의 독립만 갈구했던 것이 아니라 세계의 자유와 평화, 인류의 공존공영까지 염원했기에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독립기념관의 목적이 독립운동사의 전시와 연구, 교육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조하고 올바른 국가관을 확립하는 데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한국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 즉 제국주의의 침략에 반대해 인류의 자유와 평화를 지향한 반침략 평화주의를 국제사회에 전파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고통을 받았던 중국과 인도, 폴란드 등 동서양의 반침략 평화기념관과 교류 협력을 확대해 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화의 정신을 함께 고양하겠다”고 역설했다.

윤 관장이 현재 추진 중인 일 가운데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관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는 독립기념관의 상징건물인 ‘겨레의 집’을 관람객이 실물 기증자료를 보다 쉽게 볼 수 있도록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다.

그는 개관 초 광복절 경축식 등 많은 정부 행사가 기념관에서 열렸던 것에 비춰 볼 때 그렇지 못한 최근 기념관의 위상이 위축된 것을 안타까워한다. 윤 관장은 광복 70주년이 독립기념관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나타내며 ‘천안 독립기념관’이 아닌 ‘대한민국 독립기념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광복절 경축식이 70주년에 걸맞게 독립기념관에서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의사의 고향인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윤 관장은 윤 의사 기념사업회와 독립기념관 이사, 새누리당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매헌 윤봉길 월진회 이사와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이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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