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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훈련현장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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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24 19:39:16 수정 : 2015-03-24 20: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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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신속한 산악구조, 우리가 책임집니다
체력훈련에 나선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대원들이 인수봉 아래 가파른 암릉을 오르고 있다. 강인한 체력은 구조대원의 기본이다.
포근한 봄 햇살을 맞으며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의 웃음소리가 북한산 탐방로 곳곳에서 들려온다.

지난 20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국립공원백운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가파른 하루재를 지나 인수암 인근 해발 550m 지점에 자리 잡고 있는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를 찾았다.

김창곤 대장이 쌍안경으로 인수봉을 살펴보고 있다. 낙석사고 대부분이 봄철 해빙기에 일어난다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는 1983년 4월 인수봉에서 조난사고로 7명이 사망한 참사를 계기로 그해 5월 창설됐다. 강왕석, 전성권, 김창곤 경위를 비롯한 3명의 구조대장과 5명의 의무경찰 대원이 365일 상주하며 북한산을 찾는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쌍안경으로 인수봉을 살펴보던 김창곤 대장이 반갑게 기자를 맞는다. 낙석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는 해빙기라 수시로 바위 상태를 살펴줘야 한다고 했다.

암벽등반용 로프와 응급치료용 의약품 등 구조대원 개인배낭에 들어가는 각종 구조장비들.
구조대원들이 출동 전 장비를 챙기고 있다.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대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창곤 대장, 정한용, 우화승, 김현성, 김승천, 음범석 대원.
막 점심식사를 마친 대원들이 각자 장비를 챙겨 체력단련 및 환자이송 훈련에 나섰다. 인수봉이 바로 올려다보이는 가파른 암릉을 김 대장을 선두로 구조대원들이 20㎏에 달하는 장비를 메고 거의 뛰다시피 오른다. 신속한 현장 접근과 부상자 이송은 물론 대원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 강인한 체력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고 했다. 

암릉지대를 지나 일반 등산로와의 합류지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대원들이 환자이송 훈련에 들어갔다. 마침 하산 중이던 등산객이 환자 역할을 자처해 들것으로 등산로를 따라 이동해 구조대 인근 헬기장까지 이송하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다. 

긴급이송훈련에서 구조대원들이 들것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환자 역할을 맡은 등산객이 “덕분에 편하게 내려왔다”고 농담을 건네자 김 대장이 “등산객이 몰리는 휴일에는 별의별 신고가 다 들어온다”고 하소연한다. 물건을 등산로에 두고 왔으니 정상까지 가져다 달라는 신고 아닌 신고는 물론이고, 다리를 다쳤다고 신고해 황급히 달려가 들것에 실어 하산시켰더니 멀쩡히 일어나 택시를 잡아타고 가버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구조대원들이 헬기로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제공
그런 사람들 때문에 허탈하기도, 황당하기도 하지만 오가며 건네는 등산객들의 ‘고생하신다’는 격려 한마디가 구조대원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구조대로 복귀한 김 대장은 다시 인근 바위벽에서 대원들에게 암벽등반 기술을 지도했다. 

김창곤 대장(왼쪽)의 지도로 구조대원들이 암벽등반 교육을 받고 있다.
“백만번 잘하다가 한번 실수로 목숨을 잃는 게 암벽등반입니다. 구조 요청자뿐 아니라 대원 여러분의 목숨도 걸려 있기 때문에 끝없는 반복 훈련과 교육을 통해 그 한번의 실수에 대비해야 합니다.”

김창곤 대장(오른쪽)이 구조대원들에게 암벽등반의 기본이 되는 매듭법을 교육하고 있다.
등산 사고를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는지 묻자 김 대장은 “대부분 사고는 산을 우습게 여겨서 일어난다”며 “북한산은 접근성이 좋다 보니 동네 뒷동산 오르듯 구두나 운동화 차림으로 준비 없이 오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어느 산이든 반드시 등산화를 착용하고 체온유지에 필요한 여별의 옷과 열량이 높은 초콜릿이나 에너지바 등 간식을 챙겨 오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인수봉 귀바위를 오버행으로 오르는 김창곤 대장. 암벽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대부분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구조루트를 정할 때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
취재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뒤돌아본 인수봉이 저녁 노을을 받아 보석처럼 빛난다. 구조대원들의 숨은 노고를 생각하니 오늘 따라 북한산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사진·글=남제현기자 jeh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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