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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공중전화 부스는 변·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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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10 20:57:12 수정 : 2015-03-10 20: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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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위한 ‘무인도서관’으로… ‘전기차 충전시설’로
서민 안전 지킴이 ‘세이프존’ ‘멀티존’으로
국내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며 공중전화가 외면 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설치된 공중전화 부스 앞을 시민들이 분주히 지나가고 있다.
“밤늦게 귀가할 땐 불안한 마음이 컸는데 안전지대가 있으니 안심이 돼요.”

서울 중랑구 용마산역 주변을 지나던 20대 여성은 “사는 곳 근처에 유용한 시설이 있어 든든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하철역 인근에 설치된 세이프존에서 한 여성이 수화기를 들어 작동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 역사 출입구 앞에는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해 만든 안전지대(세이프존)가 있다. 이곳에서 비상벨 버튼을 누르면 점멸등이 켜지고 사이렌이 울린다. 곧이어 슬라이딩 문이 잠기고 주변 보안카메라가 작동한다.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보안업체 직원이 출동해 상황을 점검한다. 휴대전화에 밀려 찬밥 신세가 된 공중전화 부스가 시민들의 안전 지킴이 공간으로 부활하고 있다.

중년이라면 대부분 공중전화로 통화하다가 동전이 떨어져 “이만 끊을게∼”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지 않을까. 무선호출기 ‘삐삐’가 인기를 누리던 시절엔 음성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 앞에 길게 줄 서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당시엔 공중전화를 오래 쓴다고 시비가 붙어 싸움이 일어났다는 게 뉴스 거리였지만, 이제는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아련한 추억이 돼버렸다.

휴대전화 보급으로 공중전화 사용자가 급감하면서 지갑 속 필수품이었던 공중전화 카드도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의 한 수집상에 각양각색 공중전화 카드가 진열돼있다.
공중전화 이용자는 국내 휴대전화 보급률이 치솟으며 급격히 감소했다. KT 링커스에 따르면 공중전화는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15만여 대가 있었으나 지금은 7만1000여 대로 줄었다. 사용자 대부분은 이주노동자나 군인들이라고 한다. 아예 사용하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민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요즘은 군인과 외국인들이 공중전화 주 이용자다. 서울역에서 휴가 나온 군인들이 공중전화로 통화하고 있다.
공중전화는 그러나 공익적 목적이 커서 쉽게 없앨 수 없는 시설물이다. 최근엔 공중전화가 시민 편의를 돕는 다양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 시민이 전기차 충전소로 재탄생한 공중전화 부스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로 재탄생한 공중전화 부스도 있다. 서울시와 KT링커스, 한카가 공동으로 서울시내 3개 지역의 공중전화 부스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갖추고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KT링커스 관계자는 “동네 곳곳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하면 전기차 충전소 부지 고민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고, 전기차 보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중전화 부스를 개조해 만든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의 무인도서관 ‘책뜨락’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엔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한 무인도서관 ‘책뜨락’이 운영되고 있다. 관할 구청 담당자는 “무인도서관이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고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긴급 상황을 대비해 서울 시내의 한 공중전화 부스에 자동심장충격기(AED)가 비치돼 있다.
공중전화부스는 이 밖에도 현금인출 장소이자 와이파이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갖춘 멀티존, 휴대전화 급속충전소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사진·글=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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