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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데이비스 지음/김경주 옮김/불폴리오/2만6000원 |
책이 보여주는 것은 날것 그대로인 존 레논의 글이다. 저자는 존 레논이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와 엽서, 카드 등 285건을 모아 복원했다. 특히 언어의 조탁에 뛰어난 시인 김경주가 번역을 맡아 더 믿음이 간다.
저자는 가족, 친구, 낯선 이들, 신문사, 단체, 변호사 등에게 보낸 편지를 모았다. 1951년 10세였을 때 리버풀에 살던 이모에게 쓴 감사 편지부터 1980년 12월 8일 40세의 나이로 암살당하던 날에 교환원에게 건네준 사인까지 다양하다.
수집된 편지들을 시간 순으로 배열됐고, 시기별로 장을 나눴다. 거기에 소개글을 붙였다. 편지를 쓸 당시에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내용과 맥락인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어떤 편지는 시적이기도 하면서 고뇌가 엿보인다.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상대방을 헐뜯거나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휘갈긴 것들도 있다. 편지에 낙서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우스갯소리를 써놓기도 했다.
김경주 시인은 ‘옮긴이의 말’에서 “(책 속의 편지에서) 존 레논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란 하나도 없다. 이런 ‘아주 특별한 사소함’을 누구의 필터도 거치지 않은 채 생생히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은 책이 줄 수 있는 재미임이 분명하다”고 적었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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