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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예술, 온정적 시선 아닌 일반예술과 같게 봐줬으면 해요"

관련이슈 '문화융성'시대, 장애인 예술을 말하다

입력 : 2014-07-07 20:35:51 수정 : 2014-07-09 14: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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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융성'시대, 장애인 예술을 말하다]
최영묵 장애인무용단 ‘빛소리 친구들’ 대표
“장애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어요. 그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예술을 가능하게 하는 거예요.”

지난 4일 서울 은평구 사무실에서 만난 최영묵(51·사진) ‘빛소리 친구들’ 대표는 “정체된 예술계에 장애인 예술이 영역 확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빛소리 친구들’은 2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장애인 무용 공연 단체다. 국내는 물론 일본, 핀란드 등 해외까지 합쳐 500회 가까운 공연을 무대에 올려 ‘프로 무용 단체’란 말이 아깝지 않다.

그러나 처음부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최 대표는 “장애인이 예술을 시작하려고 해도, 그들에게 걸맞은 교육을 해줄 형편이 안 됐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체적으로 매뉴얼을 만드는 데 만에도 긴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빛소리 친구들’은 2011년 서울 홍은예술창작센터에 입주한 적이 있다. 최 대표는 “이때 일반 예술단체와 많은 교류를 하면서 얻은 경험이 공연 질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장애 예술인들이 그들만의 경계에 갇혀 있으면, 쉽게 발전할 수가 없어요. 같은 장르에서 일반 예술인들과 협업도 적극적으로 해야 해요. ”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빛소리 친구들’은 매우 특별한 경우로, 일반 예술창작센터에 장애인 예술단체가 입주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더욱이 일반 단체와 협업 이전에 개개 장애인 예술 단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 자체가 너무나 열악하다. 단적으로 서울에 장애 예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작업공간은 잠실창작스튜디오뿐이다. 이곳도 미술에만 국한된 시설이다.

이렇게 장애인 예술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엔 단지 시설 문제만 있는 건 아니다. 최 대표는 “장애인 예술 관람을 일종의 ‘시혜’로 여기는 일반인들의 생각도 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한다.

“우리도 사실 유료 공연을 하기가 꺼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관객들이 표를 사서 공연을 보러 와도 마치 ‘불우 이웃 돕기’를 하는 것처럼 느낄까 항상 걱정되는 게 현실이죠. 온정적 시선이 오히려 장애인 예술을 일반 예술과 동등하게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에요.”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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