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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고료 제10회 세계문학상] 심사과정

두 작품 2차 투표까지 똑같은 득표
사상 첫 공동수상 만장일치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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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1-28 21:05:59      수정 : 2014-01-29 08:55:55
제10회 세계문학상 심사 과정은 여느 때에 비해 색다른 편이었다. 지난해 12월 26일 마감한 응모작은 모두 256편이었다. 이들 작품을 이번에는 9명의 심사위원 중 원로급 한 명을 뺀 나머지 8명에게 나누어 배송했다. 이전 심사 때는 원로급 3명이 참여해 예심 단계에서 6명이 참여하는 관례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보다 촘촘하게 예심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장년 심사위원단을 늘렸다.

1차 예심은 지난 13일 세계일보 인근 광화문 중식당에서 진행됐다. 8명이 각 한 편 이상 고른 작품을 가지고 나와 선정 배경을 설명하고 들었다. 이 자리에서 모두 9편이 예심을 통과했다. ‘중앙이발관’ ‘보헤미안 랩소디’ ‘주식회사 백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늑대가 나타났다’ ‘건국의 변’ ‘암살자들’ ‘살고 싶다’ ‘열망’이 그 목록이다. 이 작품들은 모두 다시 9부씩 제본해 원로급을 포함한 9명의 심사위원들에게 보냈다.

최종심은 지난 26일 일요일 오전 11시, 1차 예심을 진행했던 광화문 중식당에서 열렸다. 일요일의 심사는 그동안 어느 문학상에서도 전례가 없는 이례적인 경우였다. 일부러 일요일을 잡은 게 아니라 세계일보 창간기념호 발간 일정이 설 연휴 관계로 앞당겨지면서 우여곡절 끝에 긴급히 조정한 결과였다. 일요일 심사는 의외로 호평을 받았다. 주위가 한산하고 마음도 여유로워 앞으로는 일요일에만 심사하자는 농담도 나왔다.

9명의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 중식당에서 예심을 통과한 9편의 작품을 놓고 최종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구효서, 은희경, 방현석, 이혜경, 서영채, 하응백, 김형경, 박범신, 김미현.
이재문 기자
이런 여유는 정작 최종심을 진행하면서 긴장으로 바뀌었다. 심사위원들이 꼼꼼히 읽어온 9편의 작품들을 놓고 1차 토론을 한 뒤 최종심에서 거론할 작품을 압축하기 위해 2편씩을 적어낸 투표 결과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조짐이 보였다. ‘보헤미안 랩소디’ ‘살고 싶다’ ‘열망’이 모두 똑같이 5표였고 ‘중앙이발관’ ‘건국의 변’이 각각 2표, 1표를 얻었다. 그동안의 관행에 따라 5표를 얻은 세 작품을 놓고 1표만 행사하는 2차 투표에 들어갔다. 놀랍게도 이번에는 ‘보헤미안 랩소디’와 ‘살고 싶다’가 각각 4표를 똑같이 얻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은 “역대 세계문학상 심사 중 가장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했다.

관행대로라면 다시 2편을 놓고 최종 투표에 들어가야 했다. ‘열망’에 1표를 행사한 심사위원이 누구인지는 모르되, 그가 캐스팅보트를 쥔 순간이었다. 물론 2차 투표에서 특정 작품에 표를 던졌던 심사위원들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 사실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 일이긴 했다. 이 단계에서 박범신 심사위원장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했다. 최종 대상에 오른 두 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애정이 공평했고, 수준 또한 비슷할뿐더러 서로 색깔이 다른 작품이어서 어느 하나만 고른다는 건 불편한 마음을 안고 귀가해야 하는 상황을 의미했다. 세계문학상 사상 처음으로 공동 수상 안이 제기됐고, 심사위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만장일치로 화답했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살고 싶다’가 제10회 세계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순간이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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