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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도 NPL 투자… “잘못 뛰어들다간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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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1-06 06:00:00 수정 : 2014-01-10 17: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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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 블루오션” 홍보… 투자 특강마다 수강생 몰려
“전문성 필요… 재테크 위험”
“부실채권(NPL)만큼 안전한 투자처가 없다.” “NPL이 왜 안전한지, 가슴으로 느껴야 돈을 번다.”

지난해 12월19일,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서 열린 NPL 투자 특강에서 강사들은 입에 침이 튀도록 NPL 투자를 권했다. 추운 날씨에도 자리를 꽉 메운 30여 명의 수강생은 눈을 반짝이며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이날 강의는 강사 3명이 2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들은 “경매시장의 블루오션”이라며 NPL을 홍보했다. 강사 A씨는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NPL을 판다”며 “2억짜리 물건의 저당권을 1억5000만원에 사면 5000만원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그 중에서 몇 개를 뽑아서 여러분께 소개해주고 실전 투자를 같이 해보는 것”이라며 “부동산 침체기에 NPL이 더 빛을 발한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에서 열린 한 업체의 부실채권(NPL) 특강에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봐가며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참석자 중 한 명이 구체적인 투자 방법을 묻자 “자세한 건 차차 말하겠다”고 얼버무렸다.

부동산 침체와 가계부채 폭증이 맞물려 NPL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과거 정부나 부실채권 유동화 전문 기관 등에서 담당하던 NPL 시장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처를 잃은 개인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비전문적 투자와 이를 현혹하는 업체의 난립으로 제2의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이날 강의에서 강사진은 “최근 서울에서 사고가 있었는데, 수강생들끼리 돈을 모아서 투자하다가 이 중에서 누가 돈을 들고 잠적했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도 정부나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인 NPL 시장에 개인이 손을 댔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NPL 시장은 추적이 안 되는 완전 암흑, 규제의 사각지대”라며 “특히 이것은 현금화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권리관계 등을 따지는 데도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재테크로 하기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이면서 극복지이기도 한 미국의 분위기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관련 정보나 관리·감독이 온통 ‘깜깜이’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NPL 시장 정보를 적극 알리려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특별기획취재팀=주춘렬(팀장)·나기천·김예진·조병욱 기자 investigati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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