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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vs 세입자 '동상이몽'…왜?

입력 : 2013-07-28 17:06:49 수정 : 2013-07-28 17: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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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집주인-세입자 분쟁, 해결책은 없을까

서울 관악구의 한 원룸에 거주하는 A씨는 장마가 계속되던 지난주 초 집에 물이 넘치는 침수피해를 당했다. 욕실하수구에서 역류한 물이 거실에 넘쳐 가재도구가 모두 잠긴 것. 집주인은 하수관시설이 낡아 물이 넘친 것 같다며 수리보수와 가재도구 정리를 해주겠다고 했고 A씨도 주인의 말을 믿고 수리를 맡겼다.

하지만 침수발생 후 며칠이 지나도록 수리는 끝나지 않았고 그는 그 동안 찜질방과 친구집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집주인에게 언제 수리가 끝나냐고 독촉했지만 주인은 “조만간 마무리한다”며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장맛비가 그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그동안의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주인은 “장판도배를 다시 했고 하수관 수리를 끝냈기 때문에 더이상은 보상할 수 없다”고 발뺌했다.

서울 주요 도심 전·월세난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임대주택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집주인은 집주인대로,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운영하는 전·월세 보증금지원센터에는 하루 150~200건의 상담 문의가 온다. 임대차 분쟁 조정과 구제 및 보증금 대출 지원을 위해 지난해 8월 문을 연 이 센터에는 지난해에만 1만1373건의 상담 문의가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상담 건수가 벌써 1만4000건을 넘었다”고 말했다.

상담 유형도 다양하다. 집주인에게 집 수리를 요구하다 거절당한 세입자는 물론 계약 기간 연장 관련 분쟁, 전·월세 과다 인상과 보증금 미반환 상담이 많다. 빌려 사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보증금을 떼일 것을 우려하는 세입자 문의도 적지 않다

주택을 짓거나 사서 임대를 주고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는 많다. 하지만 ▲임대료 징수 ▲세입자 관리 ▲시설 관리 부담 ▲임대차 분쟁 등으로 임대주택 시장에 뛰어들기를 꺼리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정부는 그동안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임대주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100곳 중 42곳은 전·월세 등 임대주택에 산다.

전세는 369만 가구, 월세는 352만 가구다. 집을 빌려 사는 가구 비중은 1990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다 2005년 이후 다시 늘기 시작했다. 전세보다는 월세 비중이 증가했다.

2000년 28.2%였던 전세 비중은 지난해 21.8%로 줄었다. 같은 기간 월세 비중은 13.7%에서 21.3%로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주택 수요는 갈수록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내집에 대한 욕구도 줄었다. 같은 조사에서 ‘내 집이 꼭 필요하다’는 주택 보유 의식은 2010년 83.7%에서 지난해 71.8%로 줄었다. 34세 이하는 61%였다.

이와 함께 장마를 맞아 침수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이 발생하지만 집주인들의 소극적 대처와 보상미비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관렵업계에 따르면 주택 침수피해를 입은 경우 구청으로 신청 후 100만원 가량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지만 이는 도배·장판 등 시설수리에 우선적으로 사용돼 가재도구에 대한 보상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마저 자연재해가 아닌 집 자체의 노후화로 인해 침수가 발생한 경우 지급이 안되기도 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해로 인한 침수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가재도구 등에 대해서는 보상이 어렵다”며 “집주인과의 소송을 통해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침수 재해지원금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집주인도 다수 있다”며 “침수발생시 각 구청 등에 신고를 통해 침수 문제 해결 및 지원금을 통해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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