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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 "만나면 잡아 뜯어놓고 싶다"

입력 : 2011-10-12 09:51:27 수정 : 2011-10-12 09: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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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아들 왜 죽였냐’는 말이 먼저 나올 거 같다. 뉘우치는 기색이 있어도 죽을 때까지 용서안 할 거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복수(69·사진)씨는 11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아들 얘기만 하면 사지가 덜덜 떨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떠나 이씨는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소식 때문인지 비교적 담담하게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이씨는 패터슨이 한국 법정에 세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패터슨이 범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며 “언젠가 패터슨이 ‘꿈을 꾸면 중필이가 나온다’고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 (패터슨을) 다시 만난다면 잡아 뜯어놓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패터슨은 최근 미국에서 체포돼 한국 송환을 위한 범죄인인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씨가 아서 패터슨의 체포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8월. 이씨는 그동안 계속 법무부에 패터슨의 소재를 물었지만 번번이 ‘소재 파악 중’이라는 답변만 듣고 돌아섰다. 그날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했다가 패터슨의 체포 소식을 들었다. 정부에 대한 원망도 여전했다.

그는 “정부에서 나서서 해준 게 하나도 없다. 과연 우리나라가 법이 있는 나라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들의 억울함을 풀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생기자 아들을 잃고 지낸 10여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이씨는 시민단체와 검찰, 국회 등 안 가본 곳이 없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재수사를 요구했고, 패터슨의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사립탐정까지 고용하려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사도 가지 않고 전화번호도 바꾸지 않았다.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도 수사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허락한 이씨지만 아들 생각에 가슴이 메어져 끝내 영화를 보지 못했다. 조씨가 딸 셋 후에 얻은 막내 아들인 터라 이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씨는 “아들 물건을 아직도 못 버리고, 지하에 있는 아들의 방도 아직 그대로 뒀다”며 “내일이라도 용의자를 법정에 세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다면 우리 가족과 중필이의 한도 조금이나마 풀리고 국민도 한국 법이 살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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