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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훈의 연극家 사람들] 쇼닥터 영입 후 업그레이드 된 '비밥' … 비장의 카드는 9월에 공개

입력 : 2011-08-22 16:39:15 수정 : 2011-08-22 16: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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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버벌 퍼포먼스 '비밥' 배우 전주우
보다 스피드해지고 맛깔스러우진 '비밥'기대해주세요!

기획개발에서 트라이아웃 공연까지 제작기간 3년을 거쳐, 지난 5월 정식 개막한 맛있는 공연 ‘비밥’이 새 옷을 갈아입는다. 스페인 출신 쇼닥터(이미 개막한 공연 전반을 제 3자의 시각에서 수정해주는 연출가) 다비드 오튼이 ‘비밥’ 손질작업에 착수 한 이 후 올 9월에 업그레이드 무대를 선보이기로 한 것.

▲ '비밥'이 공연되는 한화손보세실극장 로비에서 배우 전주우
극중 ‘그린쉐프’로 등장하는 배우 전주우는 “쇼닥터 '다비드 오튼'은 (공연의)전체적인 구성을 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운을 뗀 뒤, “이전 ‘점프’ 작업때는 그의  천재성을 1년 뒤에 알았다” 고 밝혔다. 이어 “코메디적인 아이디어도 신선하지만, 배우들의 체력과 능력을 안배하는 눈길 역시 날카롭다”고 덧붙였다.

 쇼닥터 오튼은 2007년 ‘점프’ 공연시 쇼의 엔딩에 수정을 가해 어느 나라에서나 통하는 코미디를 만들었다는 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그렇다면, 그의 손길을 거친 '비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큰 변화를 지적한다면, 이전의 ‘그린쉐프와 레드쉐프의 진검승부’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대결구조’로 수정됐다. 또한 실제 비빔밥이 등장했던 것처럼 음식모형이 아닌 실제 음식(스시, 피자, 누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다소 늘어진다는 평을 받았던 도입부분 역시 보다 스펙터클하게 변신한다.

전주우는 “쉐프의 대결구조 및 4가지 음식이 나오는 각 장면과 '도입부분'이 보다 디벨롭(develop) 됐다”고 말했다.

“기본 스토리는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은 아들이 주방을 운영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피자가 나오는 장면에선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순식간에 만들어내고, 음악 및 의상에도 변화를 줘 음식과 연관된 각 나라에 맞게 수정 될 것이다. 도입부분은 ‘오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배우들이 보다 자유롭게 놀 예정이다. ‘쥬크박스 뮤지컬’ 개념을 차용해 흘러간 옛 노래등도 맛볼 수 있다"

▲ '비밥' 공연장면, 좌측부터 전주우 배우 홍상진 배우
인터뷰 중 전씨는 ‘아버지’와 ‘아들’ 1인 2역을 번갈아가며 보여줬다. 짧은 시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보다 리드미컬해지고 스피드가 붙은 새버젼’에 기대감이 생겼다.

그렇다고 쇼닥터 ‘오튼’의 의견만 따라 ‘비밥’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은 아니다. 코미디 연출가 백원길의 손길이 다시 한번 가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씨는 “지금 '비밥' 버젼과 '오튼'의 아이디어가 가미된 '오튼 버젼'이 믹스 돼 9월 새로운 '비밥'이 탄생 될 것이다”고 정리해서 말했다.

배우 전씨는 “이번 업그레이드 된 '비밥' 공연에서 4~6개월내에 오튼의 천재성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한다며 기분 좋은 설레임을 내비쳤다.

‘비밥’은 공연 초반 기자들에게 공개한 이후, 주요 소재인 ‘비빔밥’의 비중이 작다는 지적, 여타의 유명 넌버벌 공연과 비교해 흥미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씨는 “‘비밥’은 퍼포먼스의 세계적 흐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자신의 의견을 소신있게 내 놓았다. 또한 “미국 CNN이 운영하는 아시아 문화 정보 사이트 'CNN고(GO)'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50가지 음식’에 한국의 ‘비빔밥’이 들지 못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즉, “ ‘비빔밥’이 뭔지도 모르는 외국인이 많다"며 "순위 안에 든 스시, 피자 등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음식이 비빔밥임을 알리고자 했다”고 ‘비밥’의 주요 취지를 설명했다.

7세아이도 알아본 배우 전주우의 가치

배우 전주우는 한식세계화 프로젝트 공연 ‘비밥코리아’(2009)때부터 크리에이팀으로 참여 이후, ‘비밥’(2011) 공연에선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퍼포먼스 ‘점프’ 초기 멤버(술 취한 삼촌 역)에 이어 2008년 북경 베이징 올림픽 개막작 'Zen' 연출부, 서울예술단의 ‘비트’ 연기지도 경력등을 지녔다. 합기도 4단ㆍ프로권법 4단 (PKB)반탄급 챔피온으로 무술 유단자인 그는 2006년에는 영국왕실 로열 버라이어티 퍼포먼스 아시아인 최초 1위,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코미디상을 수상해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그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2일부터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선보이고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 ‘더 게임’에서 코미디 디렉터로도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팀으로 나눠 진행되는 ‘비밥’ 공연이 없는 날은 ‘더 게임’팀과 함께하고 있다고 요즘 근황을 전했다.

7세 딸아이와 ‘비밥’을 함께 관람하고 평을 들어봤다. “초록색 주방장(전주우)이 연기도 잘하고 체육(아크로바틱 및 묘기)도 잘했어. 빡빡이(송원준)아저씨도 엄청난 소리(비트박스)를 내서 멋있었어”라는 대답이 떨어졌다.

이어 9월달부터 공연이 수정 된다고 하자 “치킨(치킨누들)이 죽어서 치킨 사진(액자)들고 나와 '라라라~라라'하고 울다 웃다 하는 장면이 제일 재미있었어. 그 장면도 없어져? ”라고 걱정어린 멘트를 날렸다. 또한 “나도 비빔밥이 너무나 먹고 싶은데, 왜 한 사람한테만 줘? 관객들에게 한 숟갈씩 비빔밥을 맛 보게 한 뒤 두가지 비빔밥 중 어떤 게 맛있는지 판가름 하면 안 돼?” 라며 심도높은 의견을 내놓았다. 

▲ '비밥' 공연장면, 마지막 주문인 '비비밥'을 만들어낸 그린 쉐프(전주우)
다른 넌버벌 퍼포먼스들과 ‘비밥’이 차별점을 지니는 이유는 여러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는 비빔밥의 특성을 작품에 반영해 비트박스, 아카펠라 비보잉, 아크로바틱, 마샬 아츠 등 여러 장르를 취합했기 때문이다. 2명의 여성배우 정지은ㆍ전민지는 소프라노 창법과 섹시함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비트박스와 아카펠라를 책임지는 송원준ㆍ박성준은 입으로 혹은 목에 마이크를 갖다대며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형상화해낸다. 비보이 출신 배우 손문ㆍ최정길은 현란한 퍼포먼스 외에도 숙련된 코믹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건드린다. 이들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이는 베티랑 배우 전주우와 홍상진이다. 

배우 전주우의 성실성은 무대 위에서 뿐 아니라 인터뷰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갑작스런 인터뷰에도 조목조목 친절하게 설명해 줬을 뿐 아니라 기자와의 인연(2004년 ‘점프’ 공연 인터뷰)도 잊지 않고 있었다. 사실, 이름이 알려진 배우들을 인터뷰해보면 무대에서의 모습과 180도 다른 배우들이 상당수다. 이럴 땐 인터뷰를 물릴 수도 없고 정말 난감해진다. 그러나 전주우는 프로페셔널한 직업정신 외에도 따뜻한 인간성을 지니고 있었다.

보다 스피드해진 ‘비밥’, 맛깔스러워진 '비밥', 인간적인 배우 전주우를 가까이서 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9월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다.

공연전문 칼럼니스트 정다훈(otrcool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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