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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한족 아닌 동이족의 문자”

입력 : 2011-07-04 01:55:30 수정 : 2011-07-04 01: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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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태하 교수 학설 中학계서도 인정 4월18일 오후 중국 산시(陝西)성 푸핑(富平)현 성타이(盛泰)호텔. 중국 학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자 관련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한국 학자로 진태하(73) 인제대 석좌교수가 참석해 국내 한자교육 현황을 발표했다.

이어진 질문응답 도중 한 젊은이가 나서 거친 어투로 진 교수를 몰아붙였다. “동이족이 한자를 만들었다는 논문을 읽었는데, 한국이 한자까지 뺏어가려고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중국 학자들이 제지하고 나섰다. 여기저기서 “당장 나가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젊은이는 결국 스스로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한자를 한(漢)족이 아니라 동이(東夷)족이 만들었다는 진 교수의 학설이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진 교수는 갑골문 분석과 중국 사학자 쩌우쥔멍(鄒君孟), 왕위저(王玉哲), 장원(張文)과 쑨펑(孫鵬) 창힐문화연구회장, 대만의 문자학자 리징자이(李敬齋)의 논문 등을 들어 동이족이 한자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중국의 문호이자 음운학자인 린위탕(林語堂·1895∼1976년)도 한자를 동이족이 만들었음을 인정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초대 문교장관인 안호상(1902∼1999년) 박사가 린위탕을 만나 “중국이 한자를 만들어 놓아서 한국까지 문제가 많다”고 하자 “그게 무슨 말이오? 한자는 당신네 동이족이 만든 문자인데 그것도 아직 모른단 말입니까”라고 얘기했다는 것.

진 교수는 동이족에 대해서도 “중국 후한 시대 편찬된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이(夷)자를 ‘동방의 사람’이라고 했지 동쪽 오랑캐라고 비하하는 뜻은 전혀 없다”며 “우리가 스스로 동쪽 오랑캐라고 비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한자는 결코 중국만의 문자가 아니며 한자문화권 내 공유의 문자”라면서 “한글과 한자의 장점만을 취해 쓴다면 우리나라는 문자 활용의 이상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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