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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운동하고 싶어요] 장애인 주기적인 운동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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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6-19 21:48:16 수정 : 2011-06-19 2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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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 사라지고 자신감 되찾고… ‘평생의 짐’ 조금씩 벗다
비만·당뇨 등 각종 질환 발병 낮춰… 의료비 절감 외 생활 만족도 향상
77만명 적용땐 경제효과 940억원
교통사고를 당해 하지가 마비된 A(25·지체장애 1급)씨는 앉아서만 생활했다. 이동할 때에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했다. A씨는 장애를 지닌 이후 운동을 못한 데다가 불규칙한 식사로 복부 비만이 심각한 상태였다. B(26·지체장애 2급)씨도 교통사고로 오른팔이 마비되면서 왼팔로만 생활한다. 오른팔이 항상 아래로 처져 있다. 공부나 컴퓨터를 하면서 왼쪽 어깨를 항상 위로 들다 보니 골반이 뒤틀리는 등 체형이 바뀌어 있다.

장애인은 일반인보다 신체 활동이 떨어져 비만의 위험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비장애인보다 당뇨병과 고지혈증, 고혈압 등 각종 질환 발병률이 높다. 심리적으로도 위축돼 자신감도 떨어진다.

◆생활체육 참여 후 체력·자신감 향상

대학생인 두 사람은 2008년 말 우연히 캠퍼스 게시판에 나붙은 ‘장애인 생활체육 교실’ 지원자 모집 광고를 봤다. 중증 장애인에게 특성에 맞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시켜 주고 체력 향상과 신체적 개념 변화를 연구하는 프로그램이었다. A·B씨와 함께 뇌성마비 1급, 왼쪽 편마비를 겪는 학생 등 6명도 참여했다.

장애학생들은 10주간에 걸쳐 주 3일 70∼80분씩 운동했다. A씨는 스트레칭과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B씨는 스트레칭과 러닝머신, 자전거, 벤치프레스 등 기구운동을 했다. 뇌성마비 장애학생들은 산책을 중심으로 공과 악력기를 이용한 근력 운동, 손목과 어깨를 중심으로 한 스트레칭을 매일 조금씩 했다.

10주 후 실험에 참가한 장애학생 체력을 측정해 봤더니 오른손 악력은 프로그램 참가 전보다 평균 9.3%, 왼손은 8.3% 증가했다. 무엇보다 장애학생들이 프로그램 참여 후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스포츠 유능감(운동능력을 쓰고 발전시키려는 경향) 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대구대 체육학과 신준욱씨는 “2급 이상 중증 지체부자유자라고 하더라도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자신감을 얻고 이를 통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지체장애 대학생의 규칙적인 운동 참여가 신체적 자기개념과 기초체력에 미치는 효과’라는 제목으로 최근 한국지체부자유아교육학회지에 실렸다.

◆장애인 주1회 운동 시 경제적 효과 900억원

장애인의 체육활동 참여는 건강증진과 치료 효과 이외에도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자신감과 정의감 등을 높여 준다. 우리나라 모든 장애인이 주1회 운동에 참여하면 매년 9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의 ‘장애인 체육활동 참여의 의료비 점감 및 사회·경제적 효과(2008년)’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운동에 참여한 40대 이하 남자는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당뇨병 발병률이 14%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41세 이상의 남자 집단은 울혈성 심장질환이 30% 감소하고, 뇌졸중과 골다공증, 골절, 척추 측만, 관절질환 발병률도 낮아졌다.

연구소는 고혈압과 암 등 질병이 없는 건강한 장애인 11만359명을 대상으로 2000∼07년 의료기관 방문 횟수와 의료비 지출 등 건강보험관리공단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소는 40세 이후부터 체육활동과 관련이 깊은 성인병 발병 빈도가 급속히 증가하므로 분석 대상을 40세 이하와 41세 이상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체육활동에 참여한 장애인일수록 의료서비스 이용 빈도와 의료비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는 41세 이상 남자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1년 동안 1인당 0.76차례 병원을 덜 찾았다.

또 고혈압과 당뇨 등 16개 질병 진료비로 1년 평균 5만원을 아꼈고 모든 질병 치료비는 6만5000원이 적었다. 특히 주 1∼2회 체육활동 참여만으로 생활만족도 등이 높았고 3∼4회 참여 시 심리적 만족감은 더욱 컸다.

연구소는 체육활동 참여에 따른 장애인 1인당 경제효과를 12만1252원으로 추정했다. 이를 장애인 경제활동인구 추정치(2005년 기준 77만7159명)에 적용할 경우 94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잠재적 경제효과도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장애인의 경우 생활만족도가 높아져 210만원의 효용증가(소득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여기에 1인당 경제효과(12만1252원)를 합쳐 장애인경제활동 인구에 적용한 결과다.

특별기획취재팀=박희준 팀장, 신진호·조현일·김채연 기자  specia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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