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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혁 위해선 ‘암살자’를 극복하라”

입력 : 2010-11-15 11:36:31 수정 : 2010-11-15 11: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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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간부·합참 장성들 삼성전자 경영기법에 충격
“기업 변화에 軍은 뭘 했나” 자문
“변화를 거부하는 암살자를 극복해야 한다.”

삼성이 최근 국방개혁을 추진 중인 국방부에 던진 메시지다. 김태영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간부와 합동참모본부 주요 장성 90여명은 지난 13일 주말을 반납하고 국방부 대회의실과 경기 기흥에 있는 삼성전자를 번갈아 찾았다. 삼성그룹의 협조로 민간의 선진 경영기법 체험을 위해 마련된 초빙 강의와 토론회 자리였다.

이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강의 주제는 ‘미래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전략’과 ‘삼성의 인재 양성과 소통 중심의 조직문화’.

그동안 삼성이 사내 인력관리와 조직문화를 외부에 알리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강연과 토론은 이례적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삼성 측이 내부 인력관리와 조직문화를 외부에 공개하기는 처음이라는 말까지 하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강의에서 삼성인력개발원 유모 상무는 변화를 거부하는 인물을 ‘암살자’란 표현을 써가며 제거 대상으로 꼽아 군에 충격을 던졌다. 그는 “암살자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안주하길 원하며, 항상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의 뒤통수를 친다”면서 “인재 양성과 조직 변화를 위해선 암살자를 극복해야 하며, 그것은 리더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합참의 한 장성은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기업이 끊임없이 변화하며 추동력을 만들어가는데 우리 군은 과연 뭘 하고 있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후 삼성전자를 방문한 자리에선 ‘성공적 경영혁신 사례’로 휴대전화와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 석권을 꿈꾸는 삼성의 야망은 삼성전자 이모 전무가, 이미 1위를 차지한 TV에 대해서는 일본 업체를 넘어선 과정을 위주로 이모 상무가 보따리를 풀었다. 그 규모와 노력은 군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참석한 국방부 간부들과 군인들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삼성에 들어갔으면 우린 못 버티겠다”, “삼성 가면 죽는다는 얘기들이 사실이었다”는 우스갯소리부터 “(우리도) 돈 있으면 할 수 있다”는 등 다양한 얘기들이 쏟아졌지만 대다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공감했다.

이날 행사에 만족한 국방부는 육해공 장성들을 상대로 계룡대에서 한번 더 강연해줄 것을 삼성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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