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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계 무슬림 대량학살 사과”

입력 : 2010-04-01 02:54:10 수정 : 2010-04-01 02: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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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의회 ‘스레브레니차 학살’ 비난 결의안 채택 세르비아 의회가 15년 만에 처음으로 ‘스레브레니차 학살’에 대한 비난과 사과를 담은 역사적인 결의안을 31일 통과시켰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세르비아 의회에서 재적의원 250명 중 173명이 출석해 127명의 찬성으로 이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이 결의안은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에 대해 “1995년 7월 보스니아계 무슬림들에게 자행한 범죄를 강력하게 비난한다”며 “이 비극을 막기 위한 노력이 충분치 않았던 데 대해 희생자의 가족들에게 위로와 사과를 보낸다”고 밝혔다.

스레브레니차 학살은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유엔이 ‘안전 지역’으로 선포한 피난민 주거지인 스레브레니차를 세르비아군이 침공, 8000명의 이슬람교도들을 살해한 사건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 가운데 가장 잔혹했던 것으로 꼽힌다. 국제사법재판소(ICJ)와 보스니아·코소보 내전 전범 문제를 처리하는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JY)는 이를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학살이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수년간 부인해왔다. 이 결의안을 제출한 집권연정은 “이번 선언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가장 어려운 단계인 결의안 채택으로 이제 현대사를 재평가하는 길고 어려운 과정의 문이 열렸다”고 밝혔다.

AFP는 친서방 성향인 세르비아 정부가 유럽연합(EU) 가입을 강력 추진하는 시기에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전했다. 세르비아는 내년에 EU 가입 후보국에 오르기를 원하고 있으며 EU는 세르비아에 지역 내 화해를 가입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민족주의자 등 반대 진영에서는 이번 결의안이 세르비아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결의안이 보스니아계 무슬림과 크로아티아인들의 범죄도 함께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레브레니차 학살 생존자들 역시 진정한 화해는 세르비아계 반군을 이끈 라트코 믈라디치 장군이 체포돼야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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