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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송파신도시, 3년 6개월만에 중단·축소위기…배경 의문

입력 : 2009-03-24 08:24:22 수정 : 2009-03-24 08: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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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때문에? 아니면 또다른 이유 있나?
MB 줄곧 반대… "제2 롯데월드 맞물려 불똥" 해석도"
국토부 "중단 있을 수 없어"… 보상 혼선 등 파장 일파만파
◇23일 한 주민이 정부가 신도시 건설을 재검토 중인 서울 송파신도시 예정지역을 가리키고 있다.
이제원 기자
송파신도시가 사업 추진 3년6개월 만에 전면 재검토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송파신도시 사업을 재검토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국방부가 주장하는 국가안보 논리다. 국방부가 송파신도시 예정지에 주둔하고 있는 특수전사령부를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면 서울 방위와 국가 수호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다며 신도시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자,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여 관계부처 협의를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주장하는 내용은 대부분 사업 초기에 검토된 사항이어서 국방부가 공개할 수 없는 다른 이유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송파신도시 인근 제2롯데월드 건설을 승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롯데월드 부지와 가까운 송파신도시 건설에 불똥이 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송파신도시 재검토, 무슨 의도 있나
=국방부는 특전사가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면 휴전선에서 40여㎞에 불과한 서울 등 수도권을 북한의 장사거리포와 대량살상무기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중대한 허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신도시가 들어서면 서울공항 이전 주장이 확산돼 결국 수도권 영공 방어를 담당하는 서울공항이 존폐 위기에 내몰릴 우려가 높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송파신도시 건설에 줄곧 반대 입장을 펴온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깔린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 2010년까지 강남과 송파 재건축을 통해 10만가구를 공급하고 강북도 뉴타운사업을 통해 2011년까지 10만가구를 공급하는데, 4만여가구를 짓기 위해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며 송파신도시를 2012년 이후로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파신도시 편입 예정인 ‘남성대골프장’를 남기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도 있다. 국토부는 향후 주한미군 소유의 성남골프장을 남성대골프장 대체 골프장으로 국방부에 제공하기로 하고,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수도권에 대체 골프장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대체 골프장을 놓고 국토부와 국방부가 이견을 보이면서 1년여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남성대골프장은 군 원로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이들이 대체 골프장을 서울과 아주 가까운 곳으로 원하고 있어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방부가 남성대골프장을 전시 물류기지로 전환하기 위해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승인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제2롯데월드 건설을 위해 서울공항 활주로를 동쪽으로 조정할 경우 이착륙 항로가 신도시 방향으로 접근해 소음 피해 등 민원 제기에 따른 공항이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란 얘기다.

◆전면 재검토 파장 일파만파
=국방부는 송파신도시 건설계획 백지화를 주장한다. 그러나 국토부는 폐지는 있을 수 없으며, 건설 유보나 축소도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국방부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만큼 송파신도시 건설계획은 중단되거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파장도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토지 및 지장물 보상에 커다란 혼선이 불가피해진다. 송파신도시 택지개발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1월부터 본격적인 보상에 착수해 22일 현재 대상 토지 117만3000㎡ 중 88만7000㎡의 보상을 완료해 75.62%의 보상률을 기록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전체 보상금액 1조5451억원 중 1조2335억원에 해당한다. 송파신도시 예정부지는 총 678만8000㎡지만 대부분이 국·공유지이며 117만3000㎡(17.3%)만 보상 대상이다.

특전사령부 등 신도시 예정지구 내 군부대 이전 예정지역에도 작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특전사령부를 경기도 이천, 국군체육부대를 경북 문경, 종합행정학교와 중앙군사학교를 각각 충북 영동과 괴산으로 이전키로 하고 현재 토지보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부대는 물론 이전 예정지역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송파신도시의 주택 청약을 준비하던 청약예정자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도시 유보 또는 규모 축소에 따른 주택 공급 감소와 정부정책 신뢰성 추락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강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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