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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데이터 야구에 무너진 김광현

입력 : 2009-03-08 20:20:05 수정 : 2009-03-08 2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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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 3분의 1이닝 8실점… 충격의 콜드게임패

“숙적 한국에 역사적 대승” 日언론 호들갑
허탈 김광현이 7일 일본과의 WBC 아시아 예선 2차전 2회에 4번 타자 무라타 슈이치에게 통한의 3점 홈런을 맞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 김광현(20·SK)이 힘 한번 못 써보고 무너졌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을 두 차례나 꺾어 ‘일본 킬러’로 불렸던 김광현은 7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제2회 WBC 일본과의 예선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극도의 컨디션 난조 속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뭇매를 맞았다. 1과 3분의 1이닝 동안 3점 홈런을 포함해 7안타 2볼넷으로 무려 8점이나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다.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치욕적인 7회 콜드게임패(2-14)를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물론 일본의 수준급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하고 4안타에 그친 타자들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타도 한국’을 외치던 일본 언론들은 당연히 호들갑을 떨었다.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는 8일 “일본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숙적 한국에 역사적인 대승을 거뒀다”고 크게 보도했다.

김광현은 신인이던 2007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으며 3안타 1실점으로 막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일본전 2경기에서 13과 3분의 1이닝을 3실점(2자책)으로 봉쇄하는 눈부신 호투로 한국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김광현에게 세 번씩이나 당한 일본 코칭스태프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절치부심, 김광현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지난 1일 김광현이 나리타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수십여명의 일본 기자들도 집요하게 취재에 나섰으며 TV에선 김광현에 대한 분석 프로그램을 거의 매일 방영했다. 또 지난 2일 김광현이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연습경기에서 부진을 보이자 일본 신문들은 ‘김광현의 약점을 찾았다’고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마치 현미경을 들여다보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파헤친 일본은 결국 김광현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7일 경기에서 1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는 볼카운트 1-1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고 2번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 역시 슬라이더를 노려쳐 안타를 만들었다. 김광현이 공을 제대로 채지 못하면서 슬라이더 각도가 밋밋해진 탓이다.

그동안 김광현이 일본 타자들을 요리했던 주무기는 낙차 큰 슬라이더였지만 일본 전력 분석팀에서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한 셈이다. 김광현은 대회 개막 전 ‘약점을 찾았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그럼 반대로 가면 되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정작 실전에서 호되게 당하고 말았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일본이 김광현에 대해 분석했고 김광현은 유난히 컨디션까지 안 좋았다. 공 대부분이 가운데로 몰렸고 변화구 각도도 밋밋했다. 특히 컨트롤이 안 됐다. 결국 볼, 볼 가다가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공이 맞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한 번의 패배로 고개를 숙이기에는 아직 나이가 너무 젊다. 비록 이번에 난타를 당했지만 이제 스무 살에 불과한 김광현에게 이날 경기가 쓰디쓴 보약이 될 수 있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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