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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마지막 가는 길 눈물바다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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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2-21 17:51:28 수정 : 2009-02-21 17: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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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미사서 하관까지
추모 인파속 엄숙히 거행… 국민들 TV로 지켜봐
성당과 영별 아쉬운 듯 운구차 한동안 자리 못떠
대형화면 보며 애도 20일 오전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열린 서울 명동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신자와 시민들이 성당 주변에 설치된 대형화면을 통해 김 추기경 생전 모습을 바라보면서 애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환 추기경이 20일 ‘서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하늘나라로 떠나갔다. 이날 서울 명동성당 장례미사와 경기도 용인 천주교공원묘지 내 성직자묘역에서 거행된 하관식은 사도로서 소명을 다하고 하늘로 향하는 추기경의 안식을 기원하며 엄숙하게 진행됐다. 장례미사에 참석한 사제와 신자, 명동성당 안팎을 가득 메운 추모객은 물론 수많은 국민이 TV로 김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면서 애도했다.

◆천국으로 향하다=이날 오후 1시15분 김 추기경의 운구행렬은 그의 숨결이 밴 명동성당을 떠나 용인 천주교공원묘지에 도착했다. 추기경이 누운 삼나무 관이 무덤 앞에 도착하자 마치 역동의 현대사를 함께 살아온 고단한 삶을 웅변하듯 차디찬 겨울 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김 추기경이 묻힐 곳은 1984년 선종한 노기남(바오로) 대주교가 안식하는 바로 옆이었다. 김 추기경은 40년 전(1968년 4월) 노 대주교에게서 서울대교구장을 물려받았다.

정진석 추기경의 축성으로 하관예절이 시작됐다. 영정과 삼나무 관이 무덤 앞 제단 위에 안치됐다. 정 추기경은 슬픔을 억누르는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기도를 이어갔다. 김 추기경임을 알리는 명정이 놓인 관 위에 주교와 유가족과 고인의 비서실장, 비서 수녀들이 성수를 뿌렸다.

“비록 썩어 없어질 육신이지만, 마침내 영광스럽게 부활하겠다”는 성경 구절이 봉독되고 김 추기경의 안식과 영생을 기원하는 청원기도, 유가족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이어 명정 위에 한지가 놓이고 관이 내려졌다. 곧 한 삽 한 삽 흙이 흩뿌려졌고 의식은 30여분 만에 끝날 만큼 간소하게 치러졌다.

◆성당을 나서며=앞서 오전 10시부터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에서는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교황 특사 자격으로 김 추기경의 장례미사를 집전했다. 참석자들이 성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라’를 부르며 시작예식을 알리자 하얀 제의를 입은 주교단이 추기경이 안치된 관 뒤쪽으로 입당했다.

정 추기경은 말씀의 전례 강론에서 “죽음의 허무함과 슬픔은 어떤 인간적 언어로도 달래줄 수 없다. 참으로 비정하고 냉정한 현실”이라고 애통해하면서도 “신앙인으로서 죽음은 곧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라는 믿음을 갖고 김 추기경님을 하느님의 손에 맡겨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 만찬으로서 빵과 포도주를 올리는 성찬의 전례, 고인을 위해 분향하고 성수를 뿌리는 고별식, 영성체 예식이 끝나자 정 추기경은 작별예식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7일 전해 온 추모사를 대독했다.

1시간30분간 진행된 장례미사 후 영정을 앞세우고 관을 든 젊은 사제 8명이 대성전을 나서자 곳곳에선 “추기경님 사랑합니다”라는 울부짖음이 터져나왔다. 일부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으나 대다수 추모객은 성호를 그으며 담담히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명동성당과의 영별(永別)을 아쉬워하듯 운구차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다가 20여분 뒤인 오전 11시55분쯤 성당을 빠져나갔다. 정문 옆에 내걸린 조기는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손짓을 하듯 바람결에 하염없이 펄럭였다.

장원주 기자,  유선희 인턴기자(한림대 언론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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