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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암흑의 도시' 가자… 식량·전기 끊기고 사방선 '폭탄 세례'

입력 : 2009-01-06 09:59:57 수정 : 2009-01-06 09: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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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암흑의 도시' 가자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피와 암흑의 도시’로 변했다. 시내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면서 주민들은 언제 어디서 유탄이 날아들지 몰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전기와 통신은 두절됐고, 식량과 의약품도 바닥난 지 오래다. 구호단체들은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10일째인 5일 가자지구는 죽음의 공포와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AFP통신과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과 군사시설만 타격하겠다고 밝혔지만, 주택가 곳곳이 전투장으로 변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의 가자지구 주재원은 농장에서 젖소들을 돌보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부친을 잃은 참상을 5일 기사화했다. 파레스 아크람 기자는 아버지 아크렘 알 굴(48)이 지난 3일 새벽 농장을 나서는 순간 이스라엘 F-16 전투기의 공습으로 거의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사람들(하마스)과 나의 아버지를 죽인 이스라엘 비행기 조종사, 탱크병은 뭐가 다르냐”며 참담한 심경을 적었다.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시파 병원에서 일하는 노르웨이 출신 의사 에릭 포세 박사는 지상전 개시 이후 몰려든 환자가 공습 초기보다 3배나 많다고 밝혔다. 포세 박사는 4일 CNN에 “우리는 매일 엄청난 수의 환자를 받고 있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바쁜 날이었다. 병원 곳곳에 환자들이 누워 있는데, 그들은 치료도 받기 전에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하면서 사용 금지 무기를 이용했다는 언론 보도도 잇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타임스는 이스라엘군이 화학무기인 백린(White phosphorus)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백린탄은 노란색 불꽃과 흰 연기를 내며 폭발해 연막 또는 조명 목적으로 많이 활용되지만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제네바조약은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이란 프레스TV는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의사의 말을 인용해 일부 부상자에게서 방사능 무기인 열화우라늄이 검출됐다고 5일 보도하면서 이스라엘군의 열화우라늄탄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1991년 걸프전, 1999년 나토의 유고 공습 당시 사용된 열화우라늄탄은 인체에 각종 질환과 유전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아 유엔이 사용 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의 퇴역 장성 11명은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등에게 서한을 보내 “2006년 6월 가자지구 접경 지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에게 납치된 샬리트 상병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번 작전은 2년 넘게 억류생활을 하고 있는 샬리트 상병을 데려올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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