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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 함기용옹 소재 작품전 연 함영훈 작가

영웅을 통해 희망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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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09 22:53:21      수정 : 2008-06-09 22:53:21
◇작품을 배경으로 정겹게 앉아 있는 함영훈(왼쪽)과 함기용옹.
작가 함영훈(36)이 자신의 작은 할아버지인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함기용(80)옹을 소재로 작품전을 마련해 화제다.

함옹은 보스턴대회 우승 후 기뻐할 틈도 없이 귀국 후 바로 한국전쟁이 터져 부산 피란길에 올라야 했다. 메달과 훈련복은 지금은 철거된 동대문 야구장 우측 외야에 묻고 떠났다. 3개월뒤 올라와 보니 전쟁의 참상만이 남은 그곳에서 메달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잃어버린 메달을 그는 지난해 57년 만에 다시 손에 쥐게 된다. 재미동포 의학박사 김태형씨가 함옹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스턴마라톤 조직위원회에 전했고, 결국 당시 메달과 똑같은 모양의 메달이 특수 제작되어 돌아온 것이다.

함영훈 작가는 “다시 찾은 금메달에 감격해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전시를 결정했다”며 “메달을 보시고 눈시울을 적시는 할아버지의 얼굴에서 삶의 굴곡을 읽었다”고 말했다. 전시제목 그루브(GROOVE)도 바로 굴곡을 뜻하는 말이다.

그의 작품은 내러티브를 표현하는 그림들이지만 결코 단순한 역사의 서술이 아니다. ‘마라톤’ 연작엔 한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한 젊은이의 고된 연습과 희망, 보스턴에 입성한 기쁨, 대망의 우승이 가져다 준 환희, 귀국 후의 절망감 등이 서사적 전개과정으로 드러난다. 단순히 희망과 절망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모든 그림들에 제각기 중층적으로 기쁨과 슬픔, 환희와 애환이 공존하고 있다. 희망에 벅찬 연습의 순간에도 단정 짓기 어려운 불안감이 중층적으로 공존하고, 절망의 순간 또한 묘하게도 진정한 영웅을 통하여 희망의 단서를 발견한다. 
◇‘죽느냐 승리하느냐’

획일적 거대 담론의 시각에서 벗어나 미시적 개인사에서 인간의 진실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평론가 박영욱(홍익대 교수)은 “함영훈의 그림에는 분명한 내러티브의 선으로 그어지지 않는 어떤 중층적이고도 미묘한 굴곡의 선이 존재한다”며 “그의 그림 속에 존재하는 이러한 굴곡이야말로 그루브를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결코 영웅주의나 국수주의의 계몽이 아닌 한 인간의 삶에 대한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고 평했다.

판화와 콜라주 기법을 활용하고 그 위에 아크릴 작업을 한 작품에선 깊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판화적 회화를 보는 듯하다. 한지작가 함섭이 그의 부친이다. 11∼17일 인사아트센터. 02-730-1020.

편완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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