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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보니]혼란 야기하는 중국 관련 誤記들 바로잡아야

입력 : 2007-11-08 14:59:00 수정 : 2007-11-08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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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에서 정한 외래어표기법과 실제 중국어 발음에 너무 큰 차이가 있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이제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한국에서 중국어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중국어표기법을 현실에 맞게 서둘러 손질해 두 나라 간 언어 오해로 벌어질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명이나 기관명 등 중국과 관련된 각종 오기(誤記) 문제가 중국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무슨 뜻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행정구역에 대한 오기는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터넷이나 일부 매체에서는 ‘광시(廣西)성’이라는 표현이 자주 발견되는데 이는 ‘자치구’ 중 하나이지 ‘성(省)’이 아니다. 쓰촨(四川)성 충칭(重慶)이라고도 쓰는데 충칭은 1997년 쓰촨성에서 직할시로 분리 승격했기 때문에 그냥 충칭시라고 표기해야 맞다.
랴오닝(遼寧) ‘선양’의 한자가 ‘深陽’으로 잘못 표기되기도 하는데 ‘瀋陽’이 맞다. 산둥(山東)성 칭다오는 ‘靑島’로 써야 하는데 ‘靑道’로 쓰는 경우가 잦다. 아예 관할지역을 바꿔 랴오닝성 다롄(大連)을 산둥성 다롄으로,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을 저장(浙江)성 난징으로 잘못 쓰는 것도 보았다.
지명을 잘못 쓰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창장(長江)을 양쯔강(揚子江)으로 쓰는 것이다. 중국인에게 양쯔강이라고 말하면 10명 중 9명이 못 알아듣는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양쯔강은 엄밀히 말하면, 창장 하류인 장쑤성 양저우(揚州)부터의 구간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대부분 세계에서 세 번째, 중국에서 제일 긴 이 강을 창장이라고 부른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春節’을 한국식 한자음대로 춘절이나 중국어 발음과 가깝게 부른다며 ‘춘제’라고 하는데, 춘절은 한국어로는 ‘봄철’이란 뜻으로 원뜻과 다르고, 춘제는 중국어 발음을 그대로 적은 경우이기 때문에 ‘설’이라는 진정한 뜻을 전달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그냥 ‘설’이라고 쓰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기관의 이름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중국어에 ‘신시(信息)’란 단어가 있는데, 우리 발음대로 ‘신식’으로 표기하면 그 뜻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信息은 한국어의 ‘정보’란 뜻으로 ‘信息中心’은 정보센터란 뜻이고, ‘信息産業部’는 정보산업부를 말한다. 중국의 중앙은행을 한국처럼 중국은행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중국은행은 일반은행이고, 중앙은행은 중국인민은행이다.
중국어를 한국식 한자 발음 그대로 번역해서 엉뚱한 말이 될 때도 있다. 대표적인 단어가 공작보고(工作報告)이다. 중국어에서 ‘공작’이란 단어는 ‘어떤 일을 꾀하여 행동함’이란 뜻이다. 중국어의 공작은 우리말의 업무와 가깝기 때문에 ‘업무보고’라 표현해야 적절하다. 자동차를 중국에서 ‘汽車’로 쓴다고 자동차로 안 쓰고 발음대로 기차로 쓰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기차는 자동차가 아니라 화차(火車)를 말한다.
중국어에는 복무원(服務員)이란 단어도 있다. 한국어의 복무란 단어는 ‘직무나 임무를 맡아본다’라는 뜻으로 군복무 등에 사용된다. 중국에서 복무는 서비스를 지칭한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종업원’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적당하다.
김부식 애니차이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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