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젠 남성학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입력 : 2007-07-13 17:53:00 수정 : 2007-07-13 17:53:0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잊혔던 페미니즘의 파트너 ‘남성주의’를 말할 때 ■페미니즘에 대한 남성학과 남성운동/사사키 마사노리·이재택·정채기·한지환 지음/원미사/2만원
어떤 사상이나 주장도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초심을 잃고 조금씩 변질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그것이 투쟁적인 성향을 띌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이슈라면, 투쟁 상대에 대한 애증이 서로에 대한 이성적인 배려와 이해를 차단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절대적인 필요에 의해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왔던 페미니즘은 이제 한 번쯤 전환기를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피해의식에서 시작되어 사회 속에 훌륭하게 자리매김한 여성학과 여성운동, 그 고난스런 투쟁의 길옆에 서 있던 남성들의 모습은 어떠했으며 또 어떻게 변모했을까? 과거 가부장제 속의 남성의 모습이 과연 기득권의 수혜자로서의 모습뿐이었을까? 또한 페미니스트들이 이야기하는 기득권자의 후예로서 페미니즘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현재 남성의 모습은 어떠한 것일까?
여성과 남성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제 투쟁이 아닌 상생의 모습으로 나가기 위해, 그동안 허세 속에 감춰지고 외면되어 왔던 남성이 참모습도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페미니스트만이 여성을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혹은 페미니스트만이 남녀문제를 다룰 자격이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좀 더 나은 모습을 위해 서로에게 조언하고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새로운 시각을 열어가는 길이 바로 상생의 길이다.
이 책은 젠더리즘(Genderism)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1970년대부터 시작되어 최근 세계 각지로 확산하고 있는 남성학과 남성운동에 대한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보고서이다.
지난 수십 년간 남녀문제를 다루는 유일한 이념처럼 여겨지며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페미니즘의 그늘서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왔던 미국과 유럽, 일본과 우리나라의 남성학과 남성운동 및 아버지운동의 모습을 조명하고, 지금까지의 사회가 규정해온 남성성과 남성의 참모습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와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과거 가부장제의 수혜자로서 기득권자로만 인식되어 온 남성들의 숨겨진 모습과, 권리는 사라져가는 데 반해 의무는 여전히 남아있는 현재 남성들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한국 아버지운동의 권위자 중의 권위자라 할 수 있는 이재택 교수와 한국에 최초로 남성학을 소개하고 남성문제를 꾸준히 이슈화해온 정채기 교수의 글을 비롯하여, 한국 사회ㆍ문화론과 교육인류학을 전공한 일본의 소장파 남성학자 사사키 마사노리, 학부 학생의 신분으로 지난 몇 년간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하며 네티즌과 언론을 상대로 남성문제의 심각성과 남성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한지환씨의 글을 모아 엮은 이번 책은 한국의 남성학과 남성운동과 관련해 그 학문적ㆍ운동적 역량을 한층 높이는 기폭제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아울러 이번 저서는 젠더리즘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독자들로 하여금, 여성주의(Feminism)에 상대되는 남성주의(Masculism)를 생각해보게 함으로써, 여성학과 남성학이 참된 상생의 길로 나가기 위한 혜안을 열어줄 것이다.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은 서구의 선진국에 비해 후발주자로서 뒤늦게 시작되었지만, 그 성장과 발전은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남성학과 남성운동은 그 필요성과 당위성을 깨닫는 이들이 거의 없을 만큼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쓴 4명의 공동저자들은 일찍이 남성운동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깨닫고 자신의 분야에서 소신껏 그것을 증명해온 사람들이다.
-사사키 마사노리(佐佐木 正德)=한국의 남성운동에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진 일본인. 현재 ‘한국 남성성의 구조와 동태’에 관해 연구하고 있으며, Gender Sudies, Masculinities, 한국 사회ㆍ문화론, 교육인류학 등을 전공한 교육학 박사. 2002년~2003년 교환학생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대학원 박사과정)에 유학하여 문화인류학을 전공하였다.
-이재택(李在澤)=한국 부모교육 및 아버지운동의 전문가. 아버지 모임 전국연합 초대회장, 21세기 부모교육연구소 소장, 부모교육 연구ㆍ보급 협의회 회장,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 교육위원, 광운대학교 참빛교육연구회 대표연구원, 한국포럼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부모교육과 아버지운동의 중심에 자리한 인물.
-정채기(鄭菜基)=남성학과 젠더연구 및 교육 전문가. 1993년, 남성학을 한국에 처음 소개하였으며, 남성학과 젠더연구 및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한국 남성학의 권위자. 한국 남성학연구회 회장, 한국 남성의 전화 이사, 딸사랑 아버지 모임 초대~3대 공동대표, 미국 남성학회 정회원, 일본 Men''s Center & Men''s Lib. 연구회 특별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대학에서 남성학과 젠더연구 등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지환(韓志煥)=한국 남성운동의 최첨병 임무를 수행하는 실천적 인물. 젠더리즘의 보편화를 위해 순수한 열정과 치밀한 사고, 정연한 논리로 기성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파헤치는 차세대 전도유망한 젠더연구가. 2000년 동서문학 청소년 문학상 수필ㆍ독서평론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한국 남성학연구회 회원, 남녀공동 병역의무 추진위원회 운영자, 중앙일보 디지털 국회의원 등으로 활동. 2005년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1학년 휴학.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