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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일 사회전반 확산…언론 역할도 달라져야"

입력 : 2007-05-30 11:26:00 수정 : 2007-05-30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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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나 IT 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영역에서 롱테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언론도 대중을 위하여 보도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아마추어들이 ‘콘텐츠(보도)’를 어떻게 만들면 될 것인가를 가르쳐 주도록 해야 한다”

‘롱테일’이라는 책으로 세계적인 IT 전문가 반열에 오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와이어드 편집국장은 30일 오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7에 앞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크리스 앤더슨 편집국장은 “사람들의 관심이 온라인 쪽으로 이동되다보니 뉴스가 ‘커모디티(commodity, 일용품)’로 변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전통적인 언론의 정보 수집 방법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영역의 취재는 각 분야의 아마추어들의 참여로 이뤄지게 된다는 의미다. 그는 “이렇게 되면 언론인들의 역할은 (대중을 위한 취재 기자에서) 편집자(에디터)의 역할로 점차 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언론에 대한 개념이 재정의되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방식의 언론 행위를 넘어 아마추어와 함께 직접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경우 오마이뉴스 등이 있기 때문에 한국 독자들이 ‘대화’하는 것에 생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저작권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저작권의 역할이 바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출처를 밝히면 얼마든지 활용하자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C)’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내가 저작한 것을 소유한다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며 “법적인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문화 다양화…21세기는 마이크로캐스트 시대 = 그는 “롱테일을 통해 ‘매스 마켓’이 ‘니치 마켓’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문화가 세분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두 맞춤형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변화의 핵심에는 ‘인터넷’이 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진열 공간이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다”고 비유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20세기는 개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스컬처 및 커먼컬처의 시대였다면, 그 중심에는 방송 및 라디오가 있었다”며 “21세기는 마이크로캐스트의 시대이며, 틈새시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어텐션)이 재배분 되면서 온라인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협소한 흥미 분야를 충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롱테일은 귀납법적인 조사이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 적용되지 않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롱테일의 경우 미디어, 음악, 영화, 책 등으로 시작됐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구글 광고는 물론이고, 물리적인 유통을 중계하는 e베이도 같은 사례로 제시했다. 심지어 한 맥주 회사는 ‘글루텐 성분이 없어 알레르기가 없는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는 것도 소개했다. 인터넷이 진화하고 문화가 발단하면서 틈새시장을 내다볼 수 있는 유통망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블로거’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크리스 편집장은 “위키피디아를 보면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모르고 있던 지식들, 특히 잠재된 지식들이 표면화되고 결정화됐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콘텐츠의 진화는 단순히 지나가는 유행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도구들이 발전하면서 사회적인 현상으로 점점 강화될 것이며, 개인이 강조되는 현상이 점점 강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와이어드 편집국장 = 지난해와 올해, 세계 IT업계와 경제계 최대 화두인 ‘롱테일’ 현상을 집필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언론인이다. 현재는 IT 잡지인 와이어드(Wired) 잡지의 편집장. 그가 집필한 '롱테일: 80/20법칙을 뒤집는 꼬리의 반란' 이라는 책은 디지털시대에 기업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경제 모델을 정의했다.

와이어드의 지휘봉을 잡기 전,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에서 7년간 런던, 홍콩, 그리고 뉴욕 등의 경제부문 편집장에서부터 비즈니스 편집장까지 다양한 직책을 맡았다. 또한 세계 최고의 과학 저널인 Science지와 Nature지의 편집인으로도 근무했다. 로스 알라모스 핵 연구소에서 잠시 연구원 생활을 하기도 한 물리학도 출신이다.

◆롱테일 이론이란 = 전통적인 마케팅에선 20%의 주력 제품이 매출의 80%를 이끌고 간다는 ’80:20’의 파레토의 법칙이 성립했지만, 인터넷의 활성화로 이제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은 상품의 총합이 전체의 매출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이베이 등의 사업모델을 관찰해 만든 단어다. 과거에는 ‘유통비용과 진열공간의 한계’ 등으로 소수의 ‘잘 팔리는’ 상품이 필요했다면, 인터넷공간에서는 매장에 진열되지 못했던 제품들도 모두 공간을 갖게 될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결국 과거 마이너에 속했던 상품들이 전체 매출의 20~30%까지 차지하고 이익면에서도 50% 가까운 현상을 보여주는 새로운 유통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정보의 검색, 생산, 유통 비용이 충분히 낮아짐으로써 비주류 또는 틈새시장의 규모가 기존 주류시장의 규모만큼 커지는 현상을 설명한다.

롱테일 현상은 비단 온라인 유통업계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TV와 라디오, 신문, 잡지 등 각종 미디어에도 적용된다. 온라인을 통한 각종 미디어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메이저 언론 위주의 프로그램 공급이 아니라 수많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서명덕기자 md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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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 서울디지털포럼 2007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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