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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스님 "독거노인 봉양하며 부처님 가르침 실천"

부산서 탁발로 ''민들레밥집'' 2곳 운영 두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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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5-25 15:07:00      수정 : 2007-05-25 15:07:00
“우리 주변에는 굶주리는 노인들이 많아요. 노인이 되면 그렇찮아도 외롭고 고달픈데 밥까지 굶게 해서는 안 되잖아요.” 두타(46) 스님의 수행처는 산사가 아닌 도심 속 독거노인들을 위한 밥집이다. 스님은 부산 범어사에서 강원 공부 도중 깨달은 바 있어 홀연히 바랑을 메고 절을 떠났다. 새로 자리 잡은 곳은 부산 동래구 사직동 금정시장 인근 3층 지하건물. 스님은 2005년 8월부터 이곳에 ‘민들레밥집’이란 간판을 내걸고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식사를 봉양하고 있다. 이듬해 2월 칠산동에 민들레밥집 ‘2호점’도 개설했다.

두 밥집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하루 200명에 이른다. 평균 연령은 80세 안팎. 거동도 불편한 노인들이 집을 나서서 반나절을 걷다 쉬다 하며 밥집을 찾는다. 민들레밥집은 좀 특별하다. 점심 한끼만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저녁밥도 싸 드리고, 아침도 꼭 챙겨 드시라며 한 달에 한 번 쌀도 나눠 드린다.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노인들에겐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찾아가 도시락을 전해 준다.
쌀을 한 달에 8000명분이나 수매한다고 하는데, 재원은 어디서 나올까. 두타 스님의 탁발이다. 스님은 민들레밥집에서 식사 준비를 끝내면 전숙희씨(1호점 봉사실장)와 정옥순씨(2호점 봉사실장) 등 자원봉사자들에게 배식을 맡기고 자신은 곧바로 롯데백화점 역사가 있는 서면 지하도로 가서 탁발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가짜’로 오해받아 경찰서에 끌려가고, 시주도 제대로 못 받아 어려움이 컸지요. 요즘 조금씩 알려지면서 보시함과 통장에 월 800만원가량의 시주금이 걷혀 이 돈으로 밥집 두 곳을 잘 꾸려가고 있습니다.”
스님은 최근 ‘민들레 홀씨 나눔장터’도 시작했다. 부산 전역으로 밥집을 넓히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점식 배식이 끝나면 밥집은 장터로 변한다. 때론 부산시청 녹색광장에서 장을 연다. 가정에서 안 입는 옷가지나 물품들을 보내 달라고 여기저기 호소하지만 아직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 복을 받길 원하지만, 먼저 베풀어야 해요.”
◇두타 스님이 지하도에서 탁발을 하고 있다.

두타 스님은 10년 전 출가했다. 조계종 동해 삼화사 원명 스님이 은사다. 그러나 강원에서 공부할수록 나만 이롭자고 살았던 과거의 수많은 시간과 죄업들이 번뇌·망상이 되어 떠나지 않았다. ‘대저 부처의 가르침이 무엇이던가, 나를 버려서 남을 이롭게 하고자 함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남을 이롭게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이 가는 길을 따라 스님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독거노인 돕기 사업을 결행한 것이다.
‘이타행’은 큰 축복이었다. 그동안 근기가 약해 경전을 봐도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혜의 눈이 떠지고 자비심이 생겨나니 부처의 가르침도 더 잘 들어왔다. 스님은 부산에 민들레밥집을 20곳쯤 더 만든 뒤 새 이타행을 찾아 소리없이 떠날 생각이다. 그는 그 기간을 3년으로 잡았다.
“사랑 하나만으로 종교를 초월해 참여한 70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보면서 이 일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음을 느꼈지요.”
민들레는 약풀이다. 짓밟혀도 널리 홀씨를 퍼뜨려 꽃을 피운다.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뭉쳐 다시 하나가 되는 세상 이치에서 너와 내가 어찌 두 몸이라 할 수 있을까. 민들레밥집에서 두타 스님도, 자원봉사자도 모두 홀씨가 된다. 이들이 서 있는 자리에 붓다의 향기가 그윽하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hul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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