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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각종 교체할 필요 없다”

입력 : 2006-11-29 16:25:00 수정 : 2006-11-29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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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소음 탓 소리 잘 안들릴 뿐” 주장 잇따라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보신각종을 새로 만들겠다고 밝혀 논란이 이는 가운데 보신각종이 길게 울리지 않는 게 아니라 주변 소음으로 들리지 않는 것일 뿐이므로 굳이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팀은 2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타종시간(낮 12시)에 맞춰 소리를 측정한 결과 소리가 2분38초 동안 지속되고 맥놀이(음이 규칙적으로 강해졌다 약해지는 현상)도 4초 간격으로 반복됐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이 정도 맥놀이 지속시간은 에밀레종 등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며 “현재 보신각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종에서 조금만 거리가 떨어져도 주파수가 낮은 음만 들려 귀에 잘 안들린다”고 말했다.
배 교수팀이 측정한 보신각 주변 소음은 70∼85㏈. 이는 보통 지하철역에서 들을 수 있는 수준의 소음이다. 보신각종은 타종 직후 최고 소리가 120㏈에 이르다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60㏈로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주변 소음에 묻히게 된다고 배 교수는 분석했다.
배 교수는 “종소리 성분만 찾아내 소리를 키워 주는 음향설비를 설치한다면 종을 새로 만드는 비용의 10분의 1만 들이고서도 긴 여운이 남는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신각종 제작과정에 참여한 나형용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도 “맥놀이가 오래가지 않는 건 시끄러운 주위 환경의 영향도 있다”면서 “종소리에는 각각 특징이 있으므로 낫다, 못하다고 따질 순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유 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1985년에 보신각종을 만들면서 소리보다는 모양에 초점을 맞춰 맥놀이가 길지 못하고 아름답지 않다”며 문화재청에서 보신각종을 새로 만들어 서울시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금의 보신각종은 1985년 국민성금 8억원으로 만들어졌는데, 1468년(세조 14년)에 제작된 원래 보신각종(보물 제2호)은 균열 등 문제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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