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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이다'' vs ''너나 잘하세요''… 씁쓸한 된장녀 논쟁

입력 : 2006-07-26 14:41:00 수정 : 2006-07-26 1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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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사이에서 ‘된장녀’ 논쟁이 일고 있다. 그러나 논쟁이 소모적으로 흐르면서 발전적인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정의되고 있는 된장녀는 ‘전통적인 관습 중 여성에게 이로운 점은 당연시 여기고, 불리한 점은 불평등을 주장하는 여성들’을 말한다. 신데렐라 드라마에 빠져 명품 이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며 극단적 페미니즘을 신봉하여 남성을 혐오하면서도 남자들에 붙어 이득을 챙기려는 이중적 태도를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단순히 ‘개념 없는 여성들’을 지칭하면서 ‘X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는 말에서 파생된 말이라는 설이 있다.
최근 이 된장녀 논쟁이 불붙게 된 데는 한국의 스타벅스 커피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높다는 것에서 촉발됐다. 일부 네티즌들이 ‘스타벅스 커피가 비싸도 한국에서 잘 팔리는 것은 된장녀들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셔야 세련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다. 이들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진정한 가치보다는 브랜드를 따지는 사고방식 자체를 비난하고 있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된장녀의 하루’라는 글을 보면 된장녀들은 스스로는 능력이 없으면서 남자친구나 가족의 경제력에 의존해 유명 스타가 광고하는 샴푸로 머리를 감고, 비싼 브랜드의 화장품으로 화장하고 옷을 차려입으며, 점심과 저녁은 ‘당연히’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먹고, 잘 알려진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신다. 또 친구들과 명품을 구경하며 조건 좋은 남성과 결혼해야 한다고 떠들어대는 모습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묘사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다. 남성들이 된장녀를 비난하지만 그들도 ‘폼’을 재고, 양주를 마시고 양담배를 피며 과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한다. ‘된장남’이라고 표현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된장녀의 하루’를 패러디해 ‘된장남의 하루’라는 글도 나타났다. 유명 스타가 광고하는 샴푸로 머리를 감고, 점심과 저녁을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먹으며 친구들과 명품을 구경하며 돈 많고 조건 좋은 여성을 ‘잡아야 한다’고 떠들어댄다고 비꼬고 있다.
며칠 동안 된장녀 논쟁이 계속되면서 논쟁은 점차 소모적으로 돼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마치 전체 여성 혹은 전체 남성이 그러한 것처럼 싸잡아 열을 올리기도 한다. 심지어 “된장녀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몸도 판다”거나 “된장녀들을 비판하는 남성들은 대개 고졸지방출신”이라는 등 인신 비하적인 글들도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러한 논쟁을 그만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특정 잘못된 행동을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고칠 것을 고쳐야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진다며 ‘차이’을 인정하고 ‘성차별적인 논쟁’은 그만둬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군대 문제와 여성 흡연 등의 이슈에 대해서도 익명성을 이용해 감정적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있어왔다”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서의 토론인 만큼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좀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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