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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신인왕 욕심낼 겁니다”

입력 : 2006-07-25 16:31:00 수정 : 2006-07-25 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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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독수리'' 한화 류현진 ‘괴물 신인’ 류현진(19). 프로야구 전반기 때 언론 지상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이름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약관의 나이에 프로 데뷔 첫 무대 전반기에서 다승(12승), 방어율(2.17), 탈삼진(127개) 등 투수 3개 부문 1위에 올라 있으니 펜과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
투고타저 현상이 심해 유난히 튀는 투수들이 많은 올 시즌이지만 류현진 앞에선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순위 다툼이 치열해질 후반기에서도 류현진이 ‘괴물’이라는 수식어를 지킬 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월12일 잠실구장 한화와 LG 경기.
프로야구 내로라하는 왼손 타자 LG 이병규와 박용택이 이름에 걸맞지 않게 힘빠진 헛스윙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었다. 그날 이병규는 2개, 박용택은 3개의 삼진을 당했다. 모든 관심은 그날 7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내주고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낸 뒤 마운드를 내려간 투수에게 쏠렸지만 투수의 얼굴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한강을 끼고 있는 잠실구장에서 ‘괴물’은 그렇게 등장했고 고졸 신인이라는 사실에 두 번 놀란 팬들은 그날부터 류현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류현진이 글러브를 끼고 공을 잡은 건 1997년 인천 창영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구경을 다녔던 야구가 좋았고 부모님의 큰 반대 없이 야구부에 들어갔다. 다른 포지션으로 빠지는 외도 없이 줄곧 투수 글러브만을 끼고 마운드에서 묵묵히 공을 던져온 류현진은 지난해 청룡기 8강전 성남고와의 경기에서 삼진 17개의 완봉쇼를 펼치는 기염을 토했다. 당연히 류현진 주위에는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프로입단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류현진은 고교야구 정상급 투수였지만 최고는 아니었기 때문. ‘최고’의 수식어는 당시 동성고 한기주(KIA)의 이름 앞에만 붙을 수 있었다. 한기주가 ‘10억팔’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려하게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것과 달리 류현진은 연고 구단인 SK로부터 버림받는 아픔을 겪었다. SK가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1차 지명했기 때문. 다음 우선 지명 구단인 롯데마저 광주일고 나승현 카드를 빼들었다.
두 팀에는 현재까지 이 순간이 두고두고 후회할 악수가 됐지만 이 같은 상황을 내심 기대했던 한화는 류현진을 지명하면서 결국 ‘로또’를 맞는 행운을 잡았다. 류현진은 “지금은 섭섭하지 않다”며 우회적으로 당시 속내를 내비치면서도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과론이지만 류현진 본인에게도 한화 입단은 큰 행운이었다. 한화가 어떤 팀인가?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 좌완 송진우와 구대성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류현진이 특급 좌완투수로 자라나기 위한 ‘성장호르몬’을 마음껏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류현진은 “기본적으로 팀 투수코치에게 기술지도를 많이 받지만 구대성 선배로부터는 구질에 대해 많은 조언을 받고 송진우 선배에게선 프로로서 철저한 자기관리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데뷔 무대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류현진이지만 과거 아픔도 없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 고등학교 1학년 때 미추홀기 대회에서 당한 왼쪽 팔꿈치 부상과 재활 과정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픔을 일찍 겪어서일까. 마운드에 선 류현진에게서는 좀처럼 신인의 티를 찾아볼 수가 없다. 홈런을 맞거나 위기를 맞아도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넣는다. 본인도 알고 있는 듯 자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빠른 스피드의 과감한 피칭이다”면서도 “하지만 신인으로서 배워야 할 것이 많아 훌륭한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몸을 낮춘다.
자신에게 집중돼 있는 관심과 기대 때문에 신인으로서 마운드에 서는 것이 부담될 듯도 싶지만 류현진은 오히려 이에 대해 담담하다. 류현진은 “부담감보다는 일단 선발 경기만큼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공 하나하나에 혼신을 다한다”며 “신인왕은 욕심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영광이긴 하지만 주위에서 말하는 ‘트리플 크라운’ 등 타이틀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선 베테랑급 투구를 펼치는 류현진이지만 평소 생활은 또래와 다르지 않다. 비로 경기가 취소된 날이면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고 인터넷 게임도 즐긴다. 음식은 가리지 않지만 특히 육류를 좋아한다. 류현진의 든든한 지원군인 부모님과 형은 선발 등판 경기 때면 어김없이 경기장을 찾아 막내 류현진을 응원하고 열성팬이기도 한 아버지는 류현진의 투구 내용에 대한 모니터링도 잊지 않는다.
한화에 입단하며 계약금 2억5000만원에 연봉 2000만원을 받은 류현진은 돈관리는 어머니에게 맡기고 매달 50만원씩 용돈을 타 쓴다.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는 류현진은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포기해야 할 부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얻어지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해 대학보다는 프로에서 빨리 뛰고 싶었다”며 오히려 “아마와 훈련 방식이 다르고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경기장에서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고 어엿한 프로의 모습을 보였다.

김정필 기자 fermata@segye.com

프로필

생년월일 : 1987년 3월 25일
신체조건 : 188㎝/90㎏
혈액형 : A형
가족관계 : 2남 중 차남
투타 : 좌투좌타
취미 : 컴퓨터 게임
출신교 : 창영초(2000)-동산중(2003)-동산고(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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