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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신 전 사령관 회고록 ''베트남 전쟁과 나'' 펴내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조국과 군을 위해 젊음을 바쳤고, 베트남전쟁 참전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었음을 고해하는 심정으로 증거하고 싶다.”
주월한국군사령관이자 맹호사단장을 지낸 채명신(80·사진·예비역 중장) 장군이 회고록 ‘베트남전쟁과 나’(팔복원)에서 일부 학자들이 베트남전 참전 의미를 왜곡하고 폄하하는 데 대해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가 치밀었다”며 “글을 쓰다 목숨이 끊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국민과 후대에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펜을 들었다”고 말했다.
저자가 강조한 참전의 의미는 세 가지다. 첫째는, 우리의 6·25전쟁에 자유우방국가들이 공산침략으로부터 한국을 구해 준 데 대한 민주 우방국으로서의 보답이며, 두 번째는, 한국군이 참전을 통해 얻는 자주국방의 방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투력 향상의 차원이며, 세 번째는 유사 이래 누대에 걸쳐 가난에 찌든 변방의 약소국가가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창조적 역사의 계기를 만든 위대한 민족적 대약진의 거보. 특히 파병으로 얻은 경제적 수혜는 가난의 사슬을 끊은 ‘한강의 기적’과 이어 찾아온 중동 특수와 함께 압축 경제성장과 산업사회의 기반을 조성하게 한 연원이었다고. 그런데도 참전을 일컬어, ‘미국의 청부전쟁에 이용당한 침략전쟁의 동조자’로, 혹은 ‘경제적 대가를 받고 참전한 용병’이라고 매도하는 자들에 대해 저자는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한다.

◇맹호부대 주둔 지역인 댐 공사장에서 한국군과 월남인이 하나가 되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당시 야당인 민중당 총재였던 박순천 여사는 이 광경을 보고 감명을 받아 눈물까지 흘렸다.

저자는 “4년 8개월간 미군으로부터 독자적인 작전권을 얻어내 헬리콥터에 의한 공중기동전, 신형 장비 숙달 등 현대전 수행을 위한 학습을 톡톡히 했다”면서 “파병 전까지만 해도 미군 군사 교리에 100% 의존하던 한국군이 전략전술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저자는 나아가 “월남인들에게 ‘성의 있는 도움과 호의를 베풀고 갔다’는 인상은 꼭 남기고 싶어 촌락과 공공건물 복구 등 대민봉사 활동과 월남인들에게 태권도 전수 등에도 관심을 갖고 추진했다”면서 “백 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양민을 보호하라”는 지침을 숙지시켰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국군의 양민학살 주장에 대해선 “베트남전 당시 공산 월맹이 집요하게 선전해 오던 이간책을 그대로 복사해 반복한 내용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수차례 정계입문 권유를 받았으나 “군인 본연의 국가관과 사명을 지키고 싶다”며 거절했다는 저자는 스웨덴, 그리스, 브라질 대사를 역임한 뒤 일선에서 물러나 지금도 베트남참전전우기념사업회와 6·25 참전유공자회 회장을 맡아 고령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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