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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건축은 철학이다…타계 20주기 ''지금 여기 김수근'' 전

입력 : 2006-06-06 14:32:00 수정 : 2006-06-06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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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수근(1931∼1986).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20년이 흘렀다. 건축가로서의 사명감, 자연과 인간의 조화, 전통과 현대에 대한 고민 등 한국 건축의 정체성을 모색했던 인물이지만, 그가 설계한 건축물과 건축사상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도는 그가 남긴 작품 수가 무색하리만큼 낮은 것이 현실이다.
김수근 20주기를 맞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 아르코미술관은 그의 삶과 예술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조명해 보는 ‘지금 여기(Here and Now) 김수근’전(7일∼7월28일)을 마련한다.
김수근은 1931년 함경남도 청진에서 태어나 55세의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비록 길지 않은 생애였지만 한국건축의 큰 맥을 이룬 인물이다. 공간사옥,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서울법원종합청사, 국립진주박물관, 부여박물관, 워커힐 힐탑바, 마산양덕성당, 경동교회, 불광동성당, 자유센터, 종합문예회관(현 아르코미술관 및 예술극장) 등이 그가 남긴 작품들이다.
66년에는 종합예술지 ‘공간’을 창간하고, 77년에는 공간사옥 내에 소극장인 ‘공간사랑’을 개관하여 시·미술·음악·연극·무용 등의 정기공연과 전시회를 개최해 문화예술계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르네상스 때 많은 예술가를 후원한 메디치가의 수장 로렌초 메디치에 비유돼 77년 타임지에 ‘서울의 로렌초 메디치 김수근’이라는 기사가 소개됐을 정도.
전시는 우선 많은 예술가의 후원자였던 건축가 김수근의 문화예술인 면모를 보여준다. 군사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에 소극장 ‘공간사랑’은 공옥진의 1인 창무극과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데뷔시키는 등 문화예술 탈출구 같은 곳이었다. 전통 음악과 무용은 물론 무속까지 무대로 끌어올렸다. 옛 ‘공간사랑’의 무대가 재현되고 신진 예술가들의 연극, 퍼포먼스, 시낭송, 무용, 강연, 연주회 등 공연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건축가 김수근’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고인이 남긴 건축물을 주로 찍어 온 일본 사진가 무라이 오사무의 사진도 내걸린다. 휴먼 스케일, 멋, 네거티비즘, 모태공간, 궁극공간, 인간과 자연의 조화 등 김수근 건축의 주된 특징들을 보여주는 건축 키워드들을 통해 그의 건축 철학과 사상이 실제 건축물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네거티비즘은 동양화에 비유하면 여백(비움)과 선을 강조하는 건축기법으로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건축과도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선구적이다.
이밖에 김수근이 남긴 원본 에스키스, 드로잉, 스케줄 노트, 유년 시절 흑백사진, 다양한 활동사진과 어록, 회고 동영상 등이 상영되는 김수근 아카이브가 마련돼 인간 김수근의 체취를 느껴 볼 수 있다. 13, 20, 27일과 7월 11, 18, 25엔 같은 장소서 건축 강연 등도 열린다. (02)760-4892
편완식 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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