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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없는 연구소, 철수가 지켜요"

입력 : 2006-04-08 10:45:00 수정 : 2006-04-08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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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 만 다를 뿐 같은 철수입니다. 물론 기업경영의 철학도 같습니다.”
안철수연구소(안랩·AhnLab)의 김철수(52.사진) 사장. 그는 최근 한 누리꾼이 안랩의 온라인 사보 ‘보안세상(報Ahn세상)’에 “안철수와 도대체 무슨 관계냐”고 물어오자 직접 이런 댓글을 남겼다. 김 사장에게 이런 류(類)의 질문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럼 다음 사장은 배철수냐”는 농담은 물론, 심지어 한 초등학생은 “안철수는 백신 V3를 만든 분인데, 김철수는 도대체 뭘 하는 분이세요”라고 물어온 적도 있다 한다. 이는 그만큼 창업자 안철수의 ‘CEO 브랜드’가 원체 강하기 때문.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안랩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돌연 “유학을 떠나겠다”고 밝힌 안철수 현 이사회 의장의 뒤를 이어 ‘안철수 없는 안철수연구소’를 1년간 이끌어 왔다.
“사장이 되고 나서 많은 직원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걸음걸이나 표정 하나에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어요. 어떤 부서를 방문하려다가도 내 표정이 어두울 때는 발걸음을 돌린 경우도 있습니다.”
한때 세간에는 안랩의 기둥은 ‘안철수‘가 아닌 ‘양(兩)철수’란 말이 돌았다. 이름도 비슷하지만, 조용한 성격에 ‘바른생활맨’으로 통하는 안철수와 화근한 성격에 사교성이 풍부한 김철수가 빚어내는 오묘한 ‘궁합’을 두고서 하는 말이었다. 김 사장은 “서울 여의도로 사무실을 옮기고 2년간 공원 정취도 제대로 느껴볼 여유가 없었다”며 “특히 지난 1년은 회사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던 시기”라고 말했다. 그가 ‘막중한 책임감’을 말하는 동안 종무식 때면 어김없이 사내 그룹사운드 ‘안랩 올스타즈 밴드’에서 열정적으로 기타를 치던 치던 여유로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란 책을 읽었다 한다.
사실 안철수 사장의 퇴장 이후 주변에 우려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김철수의 안랩’은 보란 듯이 지난해 매출 400억원(402억원) 시대를 처음 열었다. 올해 목표는 무려 630억원. 김 사장은 특히 새로운 안랩 10년의 첫 출발로 ‘해외시장 개척 본격화’를 화두로 올렸다. 전체 매출 중 22%인 14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안랩은 국내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기업인데다 벤처기업이고, 또 깨끗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기업입니다. 그런 곳의 CEO(최고경영자)가 됐다는 것만으로 힘든 일이죠. 지난 1년 동안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한 씨를 제대로 뿌렸어요. 올 한해 안랩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
황현택 기자 larchid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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