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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역 증보문헌비고와 동국이상국집 CD롬 출시

입력 : 2000-07-10 14:56:00 수정 : 2000-07-10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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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각종 국학 관련 기본자료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이번에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의 19년 장기 프로젝트로 한글 번역한 '국역 증보문헌비고'(國譯 增補文獻備考)와 분단 후 최초로 북한 학자들에 외주 의뢰해 번역한 고려시대 대문장가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이 각 CD롬 1장에 담겨 출시됐다.
학술전문 데이터베이스 개발업체인 누리미디어는 '삼국사기-삼국유사', '고려사', '발해사', '팔만대장경'에 이어 조선시대 최대 백과사전으로 꼽히는 '증보문헌비고' 한글완역판과 고려조 빼어난 문집 '동국이상국집'을 디지털화함으로써 명실공히 이 분야 국내 최고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두 CD롬은 일반 판매용이 아닌 기관용이기 때문에 도서관 같은 공공기관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국역 증보문헌비고'와 '동국이상국집'은 한문 원전과 한글 번역문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사용자가 단어를 통해 직접 검색도 할 수 있다.
총 250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인 '증보문헌비고'는 조선 영조때 편찬에 들어가 정조, 고종을 거쳐 융희 2년(1908)에 완성된 백과사전으로 상고시대 이후 조선시대까지 국가의 문물과 제도 전반을 16가지 항목으로 분류해 담고 있다. 즉 이 백과사전은 우리 나라의 정치 경제 외교 군사 법률 교육 천문 지리 음악 예술 풍속 관제 성씨 문자 고전 등 한국학 연구의 기초자료를 망라하고 있다.
총 53권으로 구성된 '동국이상국집'은 이규보가 사망한 해인 1241년에 착수했으나 생전에 끝을 보지 못하고 그가 죽은 이후에 아들 함(涵)이 완성했다. 이 문집은 현존하는 몇 안되는 고려시대의 문집으로, '국선생전' 등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들이 수록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교서(敎書) 관고(官誥) 비명(碑銘) 제문(祭文) 소(疏) 등도 상당수 담겨 있어 고려시대 사회상을 짐작할 수 있는 귀중한 한국학 연구의 기초자료다.
수록된 시중 '동명왕편'은 장편 민족 서사시로 높이 평가되고 있고, 많은 주(註)를 통해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이를테면 우리 나라에 김치가 전래된 과정이 밝혀져 있으며, 팔만대장경 판각시기를 최초로 알려준 역저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두 국학자료 CD롬 출시의 의미는 남북한이 제각기 달려온 한문 번역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국역 증보문헌비고'와 '동국이상국집'은 각각 남북한 최고의 역학기관과 한문학자들이 번역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국역 증보문헌비고'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연인원 6만명을 동원해 19년동안 번역했고, '동국이상국집'은 북한의 사회과학원 과학종합백과사전종합출판사 문학예술종합출판사 외국문도서출판사 등의 고전전문번역자 1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동국이상국집'은 분단 후 최초로 북한학자들에 의뢰해 번역한 것으로 한글전용 정책에 걸맞은 북한의 언어를 그대로 엿볼 수 있어 남북한 언어 비교연구 참고도서로서도 손색없다. 누리미디어는 '국역 증보문헌비고'와 '동국이상국집' 이외에도 '발해사' '고려사' '팔만대장경'도 북한 사회과학원과 계약, CD롬과 인터넷을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정진기자>


◇CD롬으로 나와 보급하고 있는 '국역 증보문헌비고'(왼쪽)와 '동국이상국집'. 한문 원전과 한글 번역문을 동시에 볼 수 있으며 단어를 통해 검색도 순식간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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