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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무리한 상황설정 남발

입력 : 2000-01-11 11:46:00 수정 : 2000-01-11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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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무리한 상황설정이 남발되고 있다.
젊은 날 뿌렸던 '씨앗'이 장성한 여자가 되어 나타나거나,아버지가 어느날 전처의 아들을 데리고 집안에 들어와 눌러살겠다고 나서는 등 출생에 얽힌 이야기를 모티브로 비정상적인 가족관계가 지나치기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첫방송을 내보낸 KBS2 월화 미니시리즈「나는 그녀가 좋다」(극본 한준영연출 전산)가 대표적 사례. 드라마는 이복자매간의 갈등이 전편을 이끌고 나간다. 최성국(이영하) 회장은 젊은 시절 애인이었던 정금례(양금석)의 사진을 우연히 보고 자신의 회사 사원 경란(명세빈)이 딸임을 알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20일 첫선을 보인 KBS2주말드라마「사랑하세요?」(극본 최현경연출 김영진)는 아버지의 폭력에 견디다 못한 어머니(박정수)가 집을 떠나고 상현(최수종)과 상진(김민종) 형제는 편부 슬하에서 자라며 유은혜(이승연)와 삼각관계를 펼친다. 어머니를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지내던 상진은 수술실의 환자가 생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수술칼을 내던지고 병원을 뛰쳐나온다.또 상진과 유은혜의 애정관계의 지나친 비약도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SBS의 월화드라마 「맛을 보여드립니다」(극본 서영명연출 문정수) 역시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를 틀로 삼았다. 지난해 9월 13일 첫회에서 순남(김혜선)영남(오연수)혜남(이혜영)미남(강성연) 4자매와 어머니(김윤경)가 살고 있는 가정에 느닷없이 아버지(김무생)가 전처의 아들 진남(유태웅)을 데리고 나타나 함께 살겠다고 선언해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SBS 일일연속극 「당신은 누구시길래」(극본 윤정건연출 곽영범)도 주인공 유라(이제니)는 김경원(남일우)과 정신애(윤여정) 사이에서 자라났으나 생모 차기옥(김청)이 등장, 파문을 예감케 한다. 언니 유진(서유정)도 경원과 신애의 친딸이 아니어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이어가는 형국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작진들이 고민 없이 작위적으로 무리한 가족관계를 설정함으로써 손쉽게 시청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며 "충분한 기획 및 사전제작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방송의 품위를 지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편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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