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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기 옆엔 밥 한 공기만 덩그러니… 놀려고 사흘 집 비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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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26 16:00:00 수정 : 2023-03-26 1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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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박하려고 20대 엄마가 사흘간 집을 비워 방치돼 숨진 2살 아기 옆에는 먹지도 못할 밥 한 공기만 덩그러니 놓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한 친모는 탈수와 영양결핍 증세가 더해져 생후 20개월 아들을 하늘나라로 보내기 전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60차례, 모두 544시간을 홀로 내버려뒀다고 검찰은 공소장에서 밝혔다.

 

26일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4)씨는 2021년 5월 아들을 낳았다. 부부싸움이 잦아지던 지난해 1월 남편은 집을 나갔고, 당시 생후 9개월 남아는 엄마 손에 길러졌다.

지난 2월 4일 사흘 동안 2살 아들을 집에 홀로 방치하고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엄마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A씨가 처음 외박한 지난해 5월엔 오후 10시쯤 PC방에 갔다가 다음날 오전 6시를 넘어 귀가했다. 당연히 갓 돌이 지난 아들은 집에 혼자 있었다. 그렇게 PC방을 찾은 횟수가 점차 늘었고, 남편이 가출한 뒤 남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잦은 외박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9일 오후에는 남자친구와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떠났다가 18시간 뒤 돌아왔다. 닷새 뒤에도 27시간 동안 아들만 두고서 집을 비웠다. 그렇게 방치된 날은 크리스마스 당일 오후 8시부터 17시간 넘도록, 새해 첫날에도 계속됐다. 지난해 12월에는 10차례, 지난 1월에는 15차례나 달했다.

 

A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 또 아들만 둔 채로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갔고, 사흘 뒤인 2월 2일 새벽 돌아온 뒤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미 차가워진 주검 옆에는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있었다. 생후 20개월의 아기는 2021년 10월쯤 이사한 뒤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관할 관청의 관리에서도 벗어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A씨에게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뿐 아니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도 적용됐다. 그의 첫 재판은 다음달 18일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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