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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도 '방역완화' 시사"… 中, '위드 코로나' 전환 준비

, 이슈팀

입력 : 2022-12-03 13:55:04 수정 : 2022-12-03 13: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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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제로 코로나’ 완화를 시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고강도 방역 정책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이 확산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위드 코로나’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명확해진 분위기다.

중국 베이징에서 주민들이 영하의 날씨 속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2일(현지시간) AFP는 시 주석이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과의 회담에서 코로나19 기존 변이보다 덜 치명적인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에 따라 봉쇄 규정 완화가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유럽연합(EU) 관료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런 내용은 회담에 대한 중국과 EU 측 공식 발표에는 나오지 않았으나 최근 중국 내 일련의 흐름과는 부합한다.

중국은 지난달 11일 ‘방역 최적화’의 이름으로 20가지 방역 유연화 조치를 내놓았으나, 곧바로 감염이 급속 확산하면서 지방별로 다시 봉쇄 중심의 고강도 방역으로 회귀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4일 신장 우루무치의 한 아파트에서 10명이 사망하는 화재가 발생했고, 피해가 커진 원인이 봉쇄용 설치물에 따른 진화 지연에 있다는 의심이 확산하면서 같은 달 25∼27일 베이징, 상하이 등 전국 각지에서 우루무치 희생자를 애도하고 방역 완화를 요구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현장에서 ’시진핑 퇴출’ 구호가 나오는 등 고강도 방역 반대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중국 당국은 정책을 급선회했다.

지난 11월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지'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28일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AP뉴시스

방역 실무 총책임자인 쑨춘란 부총리의 11월 30일, 12월 1일 좌담회 관련 보도문에서는 중국이 자랑해온 방역 정책 명칭인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動態淸零)'라는 표현이 빠졌고, 각 지역별로 앞다퉈 방역 완화책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가장 삼엄한 방역 태세를 유지해온 수도 베이징과 인근 대도시 톈진은 대중교통 수단 이용 시에 필요했던 48∼72시간 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 결과 제시 의무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베이징은 5일부터 지하철과 버스에 대해 시행하고, 톈진은 2일부터 지하철에 대해 시행 중이다.

남부 광둥성 대도시 선전시의 교통운수국도 버스, 지하철, 택시 등 시내 교통수단 이용 승객의 PCR 검사 결과를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선전시는 또 실외 공원 입장객에게도 같은 조처를 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베이징, 광저우, 충칭 등 대표적 대도시에서 집에만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 전수 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도 나왔다.

중국이 ‘저인망식’으로 감염자를 가려내는 상시적 전수 PCR 검사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이 흐름은 ‘위드 코로나’로의 이동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로 여겨진다.

지난 11월27일(현지시간) 중국 공안이 상하이의 한 거리에서 열린 '제로 코로나' 정책 항의시위 참가자를 제압하고 있는 모습. 상하이 AP=연합뉴스

또 쿵쉬안여우 주일 중국대사는 지난 1일 일본 언론에 “멀지 않은 장래”에 중·일간 인원 왕래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이는 국내 방역 완화와 함께 출입국 방역도 완화하고, 국제선 항공편 운항도 늘려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고강도 방역의 경제적 영향이 막대한 점, 10월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1인 체제를 강화하며 3연임에 성공한 상황에서 감염자 최소화 중심의 방역 성적표를 선전할 정치적 필요가 줄어든 점 등 그렇지 않아도 변화를 줄 요인이 있던 터에 1989년 톈안먼 시위 이후 처음 전국적으로 발생한 시위가 당국의 등을 떠민 형국이다.

관측통들 사이에서는 당초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시 주석이 당 총서기에 이어 국가주석직의 3연임을 확정 지은 뒤에야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최근 일련의 변화 속에 예상 시간표가 당겨지는 형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명보는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순조롭게 시행되고 의료 준비가 충분하다면 내달 말 춘제(春節·중국의 설) 후 내년 2월에 제로 코로나를 폐기하고 전면 개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관건은 역시 고령자 백신 접종률 제고, 그리고 중증환자 진료시설 확보 등 중국방역의 취약점으로 여겨진 요소들을 얼마나 빨리 보완할 수 있을지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 차이신망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달 말까지 조건에 부합하는 80세 이상의 접종 목표 인원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률을 90%까지, 60∼79세 목표 대상자의 부스터샷 접종률을 95%까지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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