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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악화된 소득 분배 지표… 저소득층 지원금 감소 등 영향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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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02 07:00:00 수정 : 2022-12-01 20: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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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가 90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대출을 중심으로 금융부채가 4.4%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금리 상승이 지속된 만큼, 부채 규모는 더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정부 지원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보다 5분위(상위 20%)의 소득 증가율이 커지면서 분배 지표도 5년 만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평균 부채 1년 전보다 4.2% 증가…29세 이하에선 41.2% 급증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9170만원으로 전년(8801만원)보다 4.2% 증가했다. 금융부채(6803만원)가 4.4%, 임대보증금(2367만원)이 3.6% 각각 늘었다. 금융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담보대출은 5381만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대비 5.0% 증가했고, 신용대출(1008만원)과 신용카드관련대출(71만원)도 각각 4.4%, 11.6% 증가했다. 

 

가구주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의 부채(5014만원)가 41.2% 늘어 지난해(2.1%) 대비 급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9세 이하의 경우 금융부채를 얻어서 전세 등 보증금을 끼고 집을 매매한 몇 가구가 발견됐다”며 “이러한 특성이 증가율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50대(6.8%), 60세 이상(6.0%)의 장년·노인층에서의 부채 증가율도 두드러졌다. 가구주 연령대별 부채 보유액으로 보면 40대가 1억2328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1억1307만원)와 50대(1억763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자영업자의 평균 부채 증가율이 4.4%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가구 평균소득은 4.7% 늘었지만…5분위 5.4% 증가할 때 1분위는 2.2% 수준 그쳐

 

지난해 가구 평균소득은 6414만원으로 조사됐다. 2020년(6125만원)과 비교해 4.7% 증가한 수준이다. 소득 5분위 가구 평균소득은 1억4973만원으로 5.4% 증가한 반면, 1분위 가구 소득은 1323만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득 분배 상황은 5년 만에 악화됐다. 소득 분배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96배(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로, 2020년(5.85배)보다 0.11배포인트 증가했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96배라는 의미다. 2016년 이후 2017년(6.96배), 2018년(6.54배), 2019년(6.25배), 2020년까지 4년 연속 이어졌던 개선세가 꺾인 셈이다. 시장소득 기준으로 본 5분위 배율(11.52배)도 1년 전보다 0.15배포인트 늘었다. 1에 가까워질수록 불평등도가 높아지는 지니계수(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도 0.331에서 0.333으로 올라섰다.

 

정부는 지난해 소득 분배 상황이 악화한 이유로 높은 분위일수록 최근 소득 증가율이 더 높았다는 점과 2020년보다 저소득층에 대한 공적지원금이 줄어든 점 등을 꼽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근로소득의 증가가 가구 소득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근로소득 증가율이 고분위에서 크게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저소득층 관련 지원금이 다소 줄어든 대신 소상공인 지원이 늘어난 점도 지표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에는 12조2000억원 상당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 상생국민지원금이 8조6000억원 집행됐다. 같은 기간 소상공인 피해지원 규모는 3조4000억원에서 11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뉴시스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 평균 자산은 9%↑…최근 부동산 하락세에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

 

지난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4772만원으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전년도(12.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4억5602만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10.0% 늘었다. 가구의 자산 보유액 증가는 주로 집값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전체 자산이 9.0% 증가한 가운데, 금융자산(1억2126만원)은 7.1%, 실물자산(4억2646만원)은 9.5%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오른 만큼 자산건전성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금리 상승 및 부동산 가격 하락세 지속으로 현재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 이번 조사 결과가 상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3월 말 기준 평균 자산 규모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8억171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자산이 6억2544만원을 차지했다. 세종 역시 부동산 자산(6억1747만원)이 6억원선을 넘으면서 전체 자산 평균(7억9274만원)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전남(3억3152만원)은 전국에서 자산 규모가 가장 작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 5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은 12억910만원으로, 1분위 가구(1억7188만원)의 7배였다. 순자산 기준 분위별 자산보유액으로 봤을 때는 5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이 16억2471만원으로 순자산 1분위 가구(3862만원)의 42배에 달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 1299.7원…지난 8월5일 이후 첫 1200원대로

 

원·달러 환율이 지난 8월 이후 넉 달여 만에 처음으로 1200원대로 내려왔다. 코스피도 장중 한때 2500선을 넘어섰다. 지난 7∼8월 중에 펼쳐졌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 이후 처음이다. 연달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상 속도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 훈풍이 분 것이다.

 

이날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크게 하락했다. 전일 대비 19.1원이나 내려가면서 1299.7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환율이 1200원대에서 마감한 건 지난 8월5일 이후 넉 달여 만에 처음이다. 달러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지수도 이날 전일 대비 0.45% 떨어지며 105.47을 기록했다. 

 

파월 의장의 긴축속도 둔화 가능성 발언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불을 지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관련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13∼14일)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6, 7, 9, 11월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12월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행보가 유력해 보인다. 

 

파월 의장의 발언 소식 이후 뉴욕증시는 나스닥이 4.41% 급등하는 등 상승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7.31포인트(0.3%) 오른 2479.8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28.9포인트(1.17%) 오른 2501.43까지 오르며 지난 8월19일 이후 석 달여 만에 25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3분기 韓 실질 경제성장률 0.3%…가까스로 면한 ‘마이너스 성장’ 

 

민간소비가 늘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그나마 버텨주면서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가까스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 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27일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한은은 4분기에 소폭 마이너스 성장하더라도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6%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기별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같은 해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올해는 3분기째 0%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역성장을 피해갈 수 있었던 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덕이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 0.8%포인트, 0.7%포인트로 분석됐다. 전체 내수의 기여도는 2.0%에 달했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1.8%포인트 끌어내렸다. 전 분기(-1.0%포인트)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3분기에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데다 2분기에 상대적으로 줄어든 원유 수입이 3분기 들어 동절기 에너지 수급 확보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기 침체 속 자금시장 경색, 부동산 시장 위축, 이태원 참사, 화물연대 파업 등 악재가 겹치면서 4분기 전망은 어둡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수출 공백을 소비와 투자가 계속 메워줄 가능성도 크지 않다. 한국 경제가 4분기 역성장하면 2020년 2분기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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