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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교사 성희롱한 20대 여교사?…전교조까지 나선 논란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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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30 20:00:00 수정 : 2022-12-05 17: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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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서 등 부위 스친 50대 남교사
“성희롱” 신고…위원회 가해 결정
전교조 “신고자 기준 판단”
전북교총 “공식기구 존중”

전북 익산시 한 사립 중학교에서 여성 교사가 남성 교사와 신체적으로 부딪힌 사안에 대해 성고충심의위원회가 성희롱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지역 교육단체들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북지부는 “학교가 약자인 여교사를 향한 남자 교사의 폭력을 묵인·방조해 비화한 사건”이라고 반발하는 반면 전북교육단체총연합회(전북교총)는 “학교 공식기구인 성고충심의위원회의 객관적인 판단이 중요하고 그 결정을 존중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

논란의 사건은 지난 9월 21일 20대 여성 부장교사인 A씨가 교내 교무실 통로를 지나다 정수기 앞에 서 있는 50대 남성 부장교사 B씨의 엉덩이와 등 부위를 스치면서 발생했다.

 

전조교와 학교 측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정수기 앞에서 몸을 앞으로 숙인 채 컵에 물을 받느라 통로를 막고 서 있는 B씨에게 “길을 비켜달라”고 했지만, 들은 체하지 않자 “지나갈게요”라며 틈새로 비집고 지나갔다. 순간 A씨의 신체가 B씨 엉덩이와 등 부위에 닿게 됐다.

 

이에 B씨는 “A씨에게 성희롱당했다”고 성고충 신고했고, 학교 측은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신고인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주장 등을 받아들여 지난 달 1일 A씨에 대해 성희롱 가해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전교조 전북지부는 같은 달 30일 성명을 통해 “A씨보다 20살 이상 나이가 많은 B씨가 길을 막은 행위 자체만으로도 폭력적이고 위압적 행동이고, 길을 비켜서지 않은 것은 약자에게 힘을 과시하는 권력형 갑질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당시 현장 상황과 전후 맥락, 권력관계에 대한 고려 없이 먼저 신고한 사람의 호소를 기준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며 “이는 결국 약자를 향한 폭력과 묵인 방조한 조직 문화가 괴롭힘의 피해자인 교사를 되레 성희롱 가해자로 만든 가해행위”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사건 당시 A씨가 통로를 지날 때 B씨가 몸에 힘을 줘 서로 부딪혔고, A씨가 지나간 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컵에 물을 계속 받은 점, B씨가 자리로 돌아가 ‘인사를 안 하느냐’며 큰소리를 친 점, 손목시계를 풀면서 A씨에게 가까이 와 몸을 위아래로 훑고 노려본 점 등을 이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성폭력은 불쾌감이 기준이 아니라 권력관계가 문제”라며 ”성고충심의위원회는 사안을 재조사하고 이사회와 징계위원회는 전후 사항을 다시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B씨의 여교사들에 대한 폭력, 폭언, 성차별, 권력을 위시한 괴롭힘 등에 대해 엄중하게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전북교총은 전교조가 성명을 발표한 하루 뒤인 지난 1일 이와 상반되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학교 성고충심의위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전북교총은 성명을 통해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일방의 주장만 강조해 사안의 본질이 왜곡되거나 경도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단체는 “외부위원 4인과 여성위원이 포함된 8명의 학교 성고충심의위가 현장 방문까지 해 피해자 주장인 ‘성희롱’을 인정한 사안”이라며 “학교 공식기구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그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를 강자와 약자의 대립 구도 등 교사 간 권력 문제로 보는 시각은 사안의 본질과 행위의 잘잘못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특히 피해 교사가 남성 또는 연령이 많다고 보호받지 못하거나 명예훼손 등 2차 피해를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성고충심의위가 양쪽 증언과 질의응답, 현장실사 절차를 거쳐 신중히 결정한 사안”이라며 “여성 교사들에 대한 해당 남성 교사의 폭언이나 괴롭힘, 성차별 발언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B씨는 “서로가 동등한 부장 교사인데 권력이나 상하관계에 의한 갑질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당시 A씨가 최소한의 사과도 하지 않았고, 동료 교사로서 불쾌감, 모욕감, 성적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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