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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 우려에... 김문수 “나보다 親노동인 사람이 누가 있냐”

입력 : 2022-10-04 14:55:11 수정 : 2022-10-04 15: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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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경사노위 위원장 취임식
김문수 “나에 대한 불신 돌아볼 것”
“제 말이 반노동 아니냐 하는 오해가 있는데 제가 노조위원장 출신”
한국노총 “반노동 발언 일삼는 행보 등으로 노동계가 환영할 만한 인물인가”
민주노총 “그간 색깔론과 노조혐오에 가득한 시각과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켜”
김문수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은 4일 자신의 임명에 대한 노동계 우려에 대해 “저보다 친(親) 노동인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경사노위 수장으로 임명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저보고 반(反) 노동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누군지 (모르겠다) 토론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노동계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등 노동계에 대한 적대적 발언에 대해 “그 말을 거두절미하면 그렇게 되는데 취지를 봐야 한다”며 “제 말이 반노동 아니냐 하는 오해가 있는데 제가 노조위원장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을 오래 한 유명한 사람이다. 6년 이상 한 사람은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외에는 없다”며 “경기지사 시절에는 도립병원 6개를 다 다니며 노사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사노위 주체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와 저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말씀, 잘 듣고 있다”며 “특히 저 개인에 대한 불신에 대해서는 저 자신이 더욱 진지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아가겠다”고 했다.

 

경사노위는 노동계, 경영계, 정부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노동계는 민주노총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대한 불신으로 불참하면서 현재 한국노총만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현재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상당한 어려움이 많이 있는데, 절망하거나 단념하지 않고 계속 찾아가 말씀을 듣겠다”고 강조했다.

 

위원장 자리에서 민주노총을 ‘강성노조’라고 자주 표현하는 데 대해서는 “강성노조라는 말은 언론에서 만든 말 같다. 그런 말 때문에 (민주노총이) 반발하는 건 아니지 않겠냐”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을 계기로 입법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은 노란봉투법은 파업에 나선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안을 일컫는다.

 

김 위원장은 특히 중대재해법을 언급하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박 장관은 개인적으로 아주 친한 사람이고, 외교적 생각도 비슷하다. 그런 사람을 해임하는 것은 굉장히 국가적 망신”이라며 “그래서 다수결이라고 해서 그러면 안 되고, 중대재해법도 독소조항은 신중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탄핵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은 저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라며 “헌법재판소도 문제가 많다. 그걸 바로 잡지 않고 너무 극단적으로 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대 노총이 지난달 29일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으로 김 전 경기도지사가 위촉된 데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김 신임 경사노위 위원장은 한때 노동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몸담기도 했으나, 지난 10여년 간 극우 성향 정당 창당과 극단적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는 등 사회적 대화 기구 수장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구속에 반대하는 태극기부대에 합류하고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반노동 발언을 일삼는 행보 등으로 노동계가 환영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오랫동안 노동계를 떠나 있었고, 최근에는 진영논리에 편승해 과도하게 보수 진영을 옹호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경사노위의 수장 자리는 진영논리를 추구해서는 안 되고, 노사 대화를 촉진해 사회적 대화 문화를 조성하는 중심적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은 그동안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회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고민하고 노력해 왔다”며 “노동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노총이 어렵게 이어온 사회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악 추진에 들러리로 소임을 다해야 하는 경사노위 위원장에 그간 색깔론과 노조혐오에 가득한 시각과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김문수씨를 임명한 것은 그 속이 너무 뻔하다”며 “경사노위가 정말 형식적으로나마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얼마 전 김문수라는 이름이 거명됐을 때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할 계획도 없어 이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고 설마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정부라면 해프닝에 그칠 인사라고 생각했다”고 혹평하며, “지금까지처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악에 맞서 투쟁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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