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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김승기, 허웅 아닌 전성현 선택”…명감독 ‘무한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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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04 16:55:15 수정 : 2022-09-04 16: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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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자유계약선수(FA) 중에 허웅(29)을 생각했는데 김승기 감독은 전성현(31)을 선택하더라고요. 감독 뜻이니까 따랐죠.”   

 

허재 데이원스포츠 대표가 김승기 고양 캐롯 감독을 향한 무한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강원도 태백 캐롯 전지훈련 중 만난 허 대표는 “김 감독은 2020~2021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KGC를 무패 우승시킨 명감독”이라며 “김 감독이 새로운 팀에서 뭔가 꿈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김 감독 의견을 잘 듣는 대표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재 데이원스포츠 대표가 지난 1일 고양 캐롯 전지훈련지인 강원도 태백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구단 버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태백=정필재 기자

허 대표는 “김 감독은 (전)성현이 이야기를해서 성현이를 한 거지, 성현이 아니었으면 (허)웅이를 (영입)하려고 했다”며 “두 선수 몸값이 모두 7억5000만원으로 같다”고 소개했다.

 

캐롯은 2022∼203시즌 프로농구에 뛰어든 팀이다. 김 감독은 캐롯이 3년 내로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허 대표는 “당장 올 시즌 우승하면 좋겠지만 총, 칼 역할을 해줄 좋은 선수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음, 또 그 다음시즌 FA 시장에 좋은 선수를 영입해 그 뜻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시즌에는 안양 KGC에서 김 감독과 함께 손발을 맞춰온 문성곤(29)이, 그다음 시즌에는 국내 최고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허훈(27)이 시장에 나온다.

 

3년 로드맵을 그린 만큼 허 대표는 올 시즌 우승보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게 중요하고 봤다. 허 대표는 “농구인 출신에게 농구단 대표이사를 맡기니 성적을 현실적으로 보게 된다”며 “처음부터 우승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건 선수단 구성을 보면 답이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 시즌은 서울 SK나 전주 KCC가 강해 보이지만 우리가 우선 6강 플레이오프만 올라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우리가 확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고 웃었다.

 

허 대표는 성적 외에도 아직 그늘에 가려진 선수들을 얼마만큼 성장시키는지도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허 대표는 캐롯에 뛰어난 자질을 갖춘 선수가 여럿 있다고 소개했다. 허 대표는 “전성현과 이정현(23)도 훌륭하지만 ‘저런 선수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한진(25)이 괜찮아 보였다”며 “조한진 슛 터치감이 뛰어나 보였고, 김 감독도 조한진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예비 자유계약선수(FA)인 이종현(28)도 분발도 요구했다. 이종현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한국 빅맨 계보를 이을 선수로 꼽혔던 센터로 2016년 드래프트 1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입단했다. 이때 이종현은 SK 최준용(28)과 원주 DB 강상재(28) 등보다 앞서 뽑힐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종현은 부상과 부상이 겹치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허 대표는 “김 감독이 연습경기 끝나고 (이)종현이를 엄하게 가르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좋은 말은 하나도 안 해주고 따끔하게 가르치는 것은 애정이 가득하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이어 “나 역시 종현이를 따로 불러 ‘내년 FA인데 넌 연봉이 1억이고, 같은 해에 나온 최준용이는 벌써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다. 연봉 5~6억원을 받아도 아쉬울 판에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느냐’고 동기부여를 해줬다”고 돌아봤다.

 

그렇다면 허 대표 두 아들인 허웅과 허훈 형제는 어떨까. 허 대표는 “웅이가 농구를 시작한 게 초등학교 6학년 말이니까 사실상 중1 때 본격적으로 한 것과 마찬가지였다”며 “(허)웅이는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연습했던 녀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학에 들어가서도 단체훈련하다 강의 들어가고, 강의 끝나고 다시 슛 던지고 연습했다”며 “(서)장훈이도 (허)웅이보고 ‘너는 어쩜 그렇게 아버지랑 다르냐’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허훈에 대해서는 “원래 좀 까불까불한 스타일”이라며 “형이 끌고 가서 운동시켜야 한다”고 봤다. 이어 “(허)훈이 골격이 나랑 비슷해서 동양권에서 나오기 힘든 근육을 갖고 있다”면서도 “부상관리를 안 해주면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 대표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농구선수이자 감독이기도 했지만 예능 출연으로 ‘농구대통령’이미지가 희석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허 대표 역시 이 점을 우려해 예능 출연을 반기지 않았다. 허 대표는 “명색이 농구대통령인데 축구하는 예능에 자꾸 나오라고 해서 계속 출연을 거부했었다”며 “섭외를 요청하는 방송 관계자들과 점심때 중국집에서 술을 한잔하다가 번뜩 생각이 든 게 ‘공 차고 나면 다음에 농구 인기를 위해서 농구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달라’고 제안해 결국 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표를 맡으면서 예능 출연도 최소화했다”며 “이제 농구와 팀 발전에 힘을 쏟고 싶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가 미 프로농구(NBA)에 도전하는 이현중(22)과 여준석(20)이 성공적으로 미국 무대에 안착하기를 바라는 마음 역시 한국농구 인기를 위한 것이었다. 그는 “(박)찬호(49) 이후 메이저리그가 한국 선수들에게까지 시야를 넓혔다”며 “한국선수가 NBA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가능성만으로도 미국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NBA 이야기를 나누다 허 대표에게 ‘역사상 농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누구인가’를 물었다. 마이클 조던일까 아니면 르브론 제임스일까. 허 대표는 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그런 걸 물어, 당연히 나지.”


태백=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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