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고급·세련·재미에 취한다… 막걸리의 화려한 변신

입력 : 2022-08-19 00:02:32 수정 : 2022-08-18 20:04:2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色다른 술 찾는 2030세대에 큰 인기

과일맛 더한 ‘마쿠’ 美서 인기… 국내 런칭
얼음 희석해 먹는 ‘백걸리’·임창정 막걸리 등
편의점서도 프리미엄 제품 개발… 매출 급증
파리바게뜨·서울장수, 막걸리 쉐이크도 선봬
지평도 한식과 페어링 ‘주병합 타파스’ 출시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주 막걸리가 화려한 변신 중이다.

블루베리 맛을 더한 ‘캔 막걸리’부터 막걸리에 샴페인을 더한 ‘막페인’, 얼음에 희석해 먹는 프리미엄 막걸리까지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재미와 새로운 맛, 세련된 디자인을 탑재한 ‘차별화된 막걸리’들은 최근 ‘색다른 술’을 찾는 2030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막걸리는 중장년층의 술’이라는 기존 인식도 자연스레 깨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주류 문화는 우리 전통주 시장의 저변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 100만캔 이상 판매된 과일 맛 막걸리 ‘마쿠(MAKKU)’. 롯데마트 제공

◆미국에서 100만캔 판매 기록 세운 ‘마쿠’ 한국 출시

롯데마트는 미국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막걸리 ‘마쿠(MAKKU)’를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마쿠는 한국계 미국인인 캐롤 박 대표가 2019년 개발해 미국에서 출시한 과일 맛 막걸리다. 전통적인 막걸리 제조방식을 유지하되 블루베리와 망고 맛을 더했다. 미국 주류 시장의 ‘RTD(Ready To Drink)’ 트렌드에 맞춰 세련된 ‘캔’에 담아냈다. 마쿠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미국 현지에서 100만캔 판매 기록을 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23일 서울 잠실 제타플렉스점 보틀벙커에서 마쿠 출시 기념으로 오리지널, 망고, 블루베리 3종 시음 행사를 연다.

편의점업계도 제각기 이색 막걸리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CU는 지난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양조장인 백술도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가 일반 막걸리(약 5~6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4도여서 고도주다. 스트레이트 잔에 담거나 물 또는 얼음에 희석해 마시는 등 취향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내용물도 페트병이 아닌 유리병에 담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CU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함께 선보인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 CU 제공

CU가 이 같은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최근 2030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차별화된 막걸리 제품’ 선호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CU의 막걸리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19년 16.7%, 2020년 23.2%, 2021년 36.9%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역시 39.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CU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한 테스형 막걸리, 말표 검정콩 막걸리 등 차별화 막걸리들은 2030세대에게서 특히 더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5월 가수 임창정의 이름을 내건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를 내놨는데 출시와 동시에 판매량 급증으로 초도 생산 물량 10만개가 완판됐다.

막걸리를 새롭게 해석한 이색 협업도 활발하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서울 장수’와 손잡고 ‘장수 막걸리 쉐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막걸리향 베이스에 얼음, 우유 등을 함께 블렌딩하고 쌀 토핑으로 마무리한 성인용 비알코올 제품이다. 막걸리 쉐이크라는 이 ‘낯선 조합’은 2030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판매 두 달 만에 30만 잔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12년 만에 라벨을 리뉴얼한 장수 생막걸리. 서울장수 제공

◆막걸리와 고급 한식 만남… 기존 막걸리 시장도 확대

기존의 막걸리 회사들 역시 젊어진 소비자 층에 맞춰 옷을 바꿔입고 있다. 서울장수막걸리는 최근 국내산 장수 생막걸리를 리뉴얼해 출시했다. 2010년 출시 이후 12년 만의 큰 변화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젊어진 막걸리 소비층들의 취향에 맞춰 라벨을 리뉴얼했다”면서 “제품의 전통성은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간결하게 디자인해 젊은 감각을 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지평주조의 한식 맡김차림 푼주(PUNJU) 시그니처 메뉴 ‘주병합 타파스’. 지평주조 제공

전통주조 방식을 재현한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기존 막걸리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벌이고 있다. 지평주조는 최근 프리미엄 막걸리 3종을 선보였다. ‘석탄주’, ‘부의주’, ‘백화주’ 총 3종으로 알코올 도수는 8.5도에서 12도까지 다양하다. 이번 프리미엄 막걸리 3종은 대한민국 요리명인 김세진 셰프가 운영하는 송파구 문정동의 한식 맡김차림 ‘푼주(PUNJU)’와 이태원 경리단길 레스토랑 ‘초승달’에서만 한정 판매한다.

막걸리를 고급 한식과 접목한 다양한 시도도 꾀하고 있다. 지평주조는 최근 푼주와 함께 전통공예작가 전상근의 4단 주병합을 활용한 시그니처 메뉴 ‘주병합 타파스’를 출시했다. 타파스는 스페인에서 식사 전에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는 소량의 한입거리 음식을 뜻한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막걸리와 고급 한식을 페어링함으로써 마리아주(음식과 술의 궁합) 퀄리티를 높여 한국 술 문화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