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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나노 반도체 첫 양산… 파운드리 1위 TSMC 잡는다 [뉴스 투데이]

입력 : 2022-07-01 06:00:00 수정 : 2022-07-01 0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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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10만분의 3 수준 제작
전력 45% 덜 쓰고 성능 23% 향상

이재용 기술중시 경영 따른 결실
시장 판도 바꿀 ‘게임 체인저’ 기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0일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이번 3나노 공정 양산은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경쟁 상대보다 한발 앞선 행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초격차 전략으로 TSMC를 단번에 따라잡을 ‘포석’을 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를 적용한 것은 전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지난달 20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방문했을 때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에 서명하면서 유명해졌다. 최첨단 기술이다 보니 수율(합격품 비율) 문제로 3나노 반도체 양산을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3나노는 반도체 칩의 회로 선폭을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3 수준으로 좁힌 것으로, 회로의 선폭을 가늘게 만들수록 더 많은 소자를 집적할 수 있어 성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한 30일 삼성 평택캠퍼스에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직원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차세대 신기술 GAA로 미세 공정 한계 돌파

 

삼성전자는 미세 공정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에서 업계 최초로 기존 ‘핀펫’ 기술 대신 GAA 기술을 적용했다. GAA 기술은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의 성능 저하를 줄이고, 데이터 처리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어 기존 핀펫 기술에서 한 단계 진보된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Nanosheet)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MBCFET GAA 구조’도 적용했다. 기존 핀펫 구조나 일반적인 나노와이어(Nanowire) GAA 구조에 비해 전류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1세대 공정이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면서 성능은 23% 높이고, 반도체 면적을 16%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도입될 예정인 3나노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 등의 성능이 예상된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이번 3나노 공정은 첨단 파운드리 EUV(극자외선) 공정이 적용되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S3 라인에서 생산된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 데 이어,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파운드리 시장 절반 가까이를 독식하고 있는 TSMC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업계 2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1분기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TSMC가 53.6%였지만 삼성은 16.3%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굳어진 판세를 뒤집기 위해 초미세공정인 3나노 공정에 승부수를 걸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3나노의 매출이 올해부터 발생하면 2024년에는 5나노 공정 매출을 넘어서고, 2025년까지 연평균 85% 폭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제로 GAA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애플, 인텔, 구글, AMD, 엔비디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향후 삼성의 잠재 고객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의 ‘기술 중시 경영’도 한 몫

 

이처럼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술 중시 경영’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신성장 분야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최근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에서 돌아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장비는 초미세 공정의 핵심 장비다.

 

아울러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업계 1위에 도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평택 3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도전 없이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면 TSMC도 차세대 공정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 진출 10년 만에 1등으로 도약했듯 파운드리 사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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