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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총장 "北 최근활동은 연쇄 핵실험 징후"?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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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30 15:30:00 수정 : 2022-06-30 15: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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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사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정비 완료에 이어 4번 갱도에서도 ‘새 건설 활동’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5월25일 폭파 직전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의 입구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3번 갱도’ 정비를 완료한데 이어 ‘4번 갱도’ 주변도로를 정비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2018년 5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잇따라 ICBM 등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모라토리엄을 사실상 파기했다. 또 풍계리 핵실험장 3번갱도와 4번갱도 복구에 나서면서 7차 핵실험 감행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3번갱도에 이어 4번갱도 복구에 나선 것은 “연쇄 핵실험의 징후를 보여준다”며 “북한이 전술핵무기 등 핵무기를 다양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연쇄 핵실험 실행 여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손에 달려있지만, 전문가들은 신빙성 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하지만 핵실험 감행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북한 등 한반도 전역에 장마가 시작된 데다 한·미·일 정상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북한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연쇄 정상회담, 외교안보 관계부처 회동을 가지면서 북한 도발시 전례없이 강력한 응징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러시아의 입장까지 얽혀있어 김 위원장이 7차 핵실험 ‘버튼’을 누르기 직전까지 상당히 고심을 할 것이라는 게 중평이다.

 

◆“4번 갱도 복원은 연쇄 핵실험 징후다”→절반의 사실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모두 4개의 갱도가 있으며, 3~4번 갱도에서는 핵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다. 1번 갱도에서는 2006년 1차 핵실험이, 2번 갱도에서는 2~6차 핵실험이 각각 진행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달 위성 사진을 토대로 약 4개월 전부터 시작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의 정비작업은 완전히 종료됐고, 4번 갱도 입구 근처에 새로운 공사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CSIS는 북한의 이같은 작업에 대해 2018년 ‘불능화’했던 핵실험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판단했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북한의 7차, 8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

 

IAEA 등에 따르면 북한이 연쇄 핵실험을 통해 실질적인 ‘핵 능력 국가(잠재적 핵보유국)’로 인정받은 파키스탄 모델을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키스탄은 1998년 5월 하루 만에 5회 등 총 여섯차례 연쇄 핵실험을 진행한 뒤 핵보유국을 선언했다. 파키스탄이 한꺼번에 핵실험을 나서자 국제사회는 파키스탄의 핵보유국 선언을 무시하기 힘들었다.

 

북한은 엄청난 폭발력 때문에 실전 사용이 사실상 어려운 전략핵 대신 폭발력이 작으면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에 탑재할 수 있는 전술핵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또는 ‘KN-24’에 탑재할 수 있는 300㎏의 소형 핵탄두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세 차례의 핵실험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경우 한 번의 핵실험보다 연쇄 핵실험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IAEA 사무차장을 역임한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최근 “북한은 더 많은 시험 포인트를 가지고 싶어할 수 있다”며 “4번 갱도 복구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추가적인 실험을 필요로 한다. 3번 갱도는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마는 북한 핵실험 감행의 중대 변수다”→ 대체로 사실

 

장마로 북한 전역에서 폭우 피해가 이어지면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가 올 여름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9월이나 10월에 핵실험에 나선다 해도 올 가을 중국의 20차 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핵실험 시점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이는 대체로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폭우가 내리면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까지 실험장비를 운반하는 작업이 원할하지 않을 수 있다. 많은 비는 핵실험 계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집중 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핵실험 충격이 더해지면 방사성물질의 하천 유입 등의 위험이 커진다. 게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국가 중대 사업’으로 여기는 만큼, 실패 리스크를 감수하고 핵실험을 강행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큰 여름 이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장마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다며 "폭우와 비바람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촉구했다. 사진은 폭우 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런 이유로 북한은 2017년 9월에 실시한 6차 핵실험을 비롯해 과거 핵실험 때 장마철을 피해왔다. 5차 핵실험은 6차와 마찬가지로 9월에 실시했고, 3~4차 핵실험은 겨울인 1~2월 중에 진행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계측 장비나 실험 장비들이 대체로 습기나 우천에 굉장히 약하다”며 “우천으로 인해서 핵실험 측정이 못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가급적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가을에 7차 핵실험에 나선다 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20차 당대회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든든한 ‘뒷배’이자 군사동맹인 ‘큰형님’ 중국이 중요한 정치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핵실험을 하기엔 국제외교·군사적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핵타격 능력 고도화와 함께 한·미·일 등으로부터 최대한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이끌기 위한 협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 북한이 자신들의 ‘몸값’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대내외 변수를 감안해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게다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와의 대치 전선에 주력하고 있는 탓에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덜한 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실익을 고려해 당장은 핵실험 카드를 꺼내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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