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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언론 압박’ 논란에 이준석 “성역 없어야”… 장외로 번진 내홍

입력 : 2022-06-28 21:00:00 수정 : 2022-06-28 18: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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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 갈등 갈수록 확산

장성철 “방송에서 혁신포럼 비판하자
권력실세 張, 방송사에 직접 항의전화
권력 잡았다고 과거로 돌아가나” 비판
李 “패널들 비판 편하게 하시라” 거들어

尹대통령 출국 하루 만에 ‘사고’…張 침묵
윤핵관·李 당권싸움에 與 분열 치달아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과 이준석 대표 간 내분이 장외로 확전하고 있다. 대표적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자신을 비판한 보수 인사를 출연시킨 방송사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윤핵관에 맞서고 있는 이 대표는 “시사 패널들은 누구를 비판하더라도 편하게 말씀하시라”며 장 의원을 압박했다. 윤 대통령 출국 하루 만에 벌어진 윤핵관 ‘언론 압박’을 둘러싼 논란으로 당 내홍이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꼬이기만 하고 있다.

장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28일 보수 진영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정치 정책센터 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퍼지면서 불붙었다. 장 소장은 “자신의 행태에 대해서 방송에서 비판 좀 했다고 방송국에 전화해서 저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항의하는 게 권력 실세가 할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서워서 방송 패널 못하겠다”며 “권력을 잡으니 과거로 돌아가나”라고 했다. 장 소장이 방송에서 장 의원을 비판하자, 장 의원이 해당 방송사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전날 YTN ‘나이트 포커스’에 출연해 장 의원 주도 의원 연구모임인 ‘미래혁신포럼’을 비판했다. 장 소장은 장 의원이 포럼을 만든 이유를 두고 “‘나 장제원은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야’라는 것을 나타내고 ‘장제원이 포럼에 있는 회원들과 함께 당의 주도권을 행사하겠어’라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나 장제원이 포럼 의원들과 함께 올해 혹은 내년에 있을 당대표 선거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행사해서 당대표를 우리 사람으로 만들 거야’라는 것밖에 안 된다”고도 했다.

장 소장은 세계일보 통화에서 “그간 제 발언에 대해 직접 항의하는 분들은 있었는데, 방송사로 전화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방송사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잡았다고 방송사에 직접 전화해 항의했다고 하니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제가 시사 패널 세상은 좀 아는 편인데, 이준석 비판은 아무리 해도 따로 방송국이나 패널들께 연락하거나 그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곳이라고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어차피 시청자와 청취차들이 판단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인 안철수 의원을 내세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장 의원을 향해 포문을 연 셈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장 의원은 침묵을 지켰다.

이러한 논란은 윤 대통령이 전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한 지 하루 만에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자리를 비운 사이 대통령실 참모, 각 부처 공무원들의 기강이 흐트러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뜻밖에도 여의도 정치권에서 대표적 윤핵관인 장 의원이 ‘사고’를 친 장면이 연출됐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을 만큼 핵심으로 꼽힌다.

방송사를 향한 권력 핵심의 ‘압박성 통화’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정부 시절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2016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비판 보도가 쏟아지자 KBS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에 개입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당시에는 청와대가 보도·편성에 직접 개입해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각계 비판이 줄을 잇기도 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왼쪽 두 번째)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혁신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이 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분열로 치닫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를 내세워 당대표 임기 이후 열리는 22대 총선 공천권을 손보려는 이 대표와 이에 맞서는 윤핵관이 맞붙었다. 이 대표가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징계 논의 선상에 오른 점도 당권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 채 내분만 이어가며 새 정부의 국정 동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다음달 6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대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물가·고환율·저성장 등 복합위기 해결책 마련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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